"레임덕, 근거없는 정치공세"감사원장 후임자 재지명 대안 없어 곤혹
  • 청와대는 12일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전격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이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으로부터 사퇴 압박 공세에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결국 사퇴 표명을 함에 따라 이번 인사 파문에 따른 당청간 갈등은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올해를 국정운영에 매진하는 '일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인사파동으로 인해 이 대통령의 구상에 제동이 걸리면서 최악의 경우 집권 후반기 구상 전반이 헝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자칫 사태 수습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레임덕' 우려가 확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4년차 국정운영에 국정 장악력 약화와 후폭풍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청와대는 정 후보자의 사퇴 표명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식일정 없이 청와대 본관에서 참모들로부터 정국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자의 사퇴 문제 때문에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지만, 청와대 측은 "오늘은 이미 지난주부터 일정이 없는 것으로 잡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참모들은 일단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임태희 대통령실장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는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 실장은 정 후보자의 경동고 3년 후배다. 임 실장과 함께 정무·인사 라인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고위직 후보자 1명의 낙마를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에 연결시켜 레임덕을 거론하는 것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 이 대통령 개인의 지지율이 높은 만큼 민심을 살피고 국정을 진행하면 국정 장악력에 장애가 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가 1년 남은 것도 아니고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는데 단발적인 사건 하나로 레임덕이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정 후보자의 사퇴로 이 대통령의 정치력과 국정 장악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당장 눈앞에 닥친 현안은 4개월 이상 자리가 비어 있는 감사원장 후임을 선임하는 일이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 거취논란 이후부터 후임자 재지명을 고려해왔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개월 고민끝에 정 후보자를 내정했는데 이제 와서 또 다른 사람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며 새로 적합한 인물을 선정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토로했다.

    앞서, 야당은 물론 여당으로부터도 사퇴 압박의 공세를 받아온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는 고심을 거듭하다 12일 전격적으로 자진사퇴했다.

    정 후보자는 내정 이후 전관예우 및 재산형성 과정, 민간인 사찰보고 논란 등이 제기됐다.

    그의 사퇴는 감사원장 후보 내정 이후 12일만에 이뤄진 것으로, 지난 2000년 감사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후보자가 청문회 시작 전에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