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한동안 제대로 쓰지 못했던 왼손을 사용하는 기록영화가 공개되면서 그의 건강상태 호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9월 초순부터 11월 초순까지 2개월여 동안 활동한 내용을 편집해 담고 있는데, 영상 속에서 그는 한 아파트에 들러 오른손으로 방안의 옷장 문 손잡이를 잡아당긴 뒤 왼손을 자연스럽게 올려 다른 쪽 문을 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뇌졸중 전문가들은 대체로 "김 위원장에게 뇌졸중이 발병했던 당시 상태로 미뤄볼 때 자연스런 회복수순에 해당하지만, 완전한 회복으로는 볼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용삼 서울성모병원 뇌졸중센터장은 "김 위원장한테 처음 뇌졸중이 발병했을 때 다리를 절뚝거리긴 했지만, 보행이 가능했던 점을 고려하면 당시 왼쪽 팔의 기능도 어느 정도 남아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부분마비 상태에서 뇌졸중이 재발하지 않았다면, 시간이 흐른 뒤 이 정도의 호전은 지극히 일반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하지만 못쓰던 왼팔을 사용한다고 해서 뇌졸중에서 완전히 건강이 회복했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향후 뇌졸중 재발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앞으로의 건강상태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범석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은 꾸준한 물리치료를 받으면 상당 부분 증상을 회복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왼팔 사용을 증상 호전의 한 특징으로 볼 수는 있겠지만, 이것만 가지고 그의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특히 이번 영상이 건강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짧은 시간 왼팔 사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더더욱 그의 건강상태를 짐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