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무역상, 北관리들에 밥사고 술사야"
  • 중국의 지도자들은 북한의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자주 골치를 썩이는 협력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북한과 접경지역에 있는 중국의 단둥지역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중국과 북한은 한국전쟁 이래 가까운 동맹이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이 핵문제와 지난주 연평도 포격 등과 같은 사건을 통해 미국에 대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는 점을 골치 아프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의 경제위기를 우려해,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5월과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장경제 개혁을 수용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며 "북한은 개혁을 다짐하면서 10여명의 시장과 지방단체장을 중국의 동북 지방에 파견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신문은 북한이 공개적으로는 경제개혁을 추구해 중국의 성공사례를 따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 북한의 지도층 엘리트들은 자신의 권력을 희석시킬 수 있는 일에는 모호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김정일 위원장의 8월 방중 이후 활기를 띠었던 북.중 두만강 경협벨트의 경우, 북한이 중국내에서 북한 주민들의 자유로운 상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던 방침을 바꾸는 바람에 무역시장은 개점휴업 상태라고 지적했다.

    중국 측 상인들은 "북한과 사업하는 것은 매우 힘들고,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며 "당장 북한에 입국하는 절차도 매우 까다롭다"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북한에 들어가려는 중국 무역상은 북한 국영기업의 초청장을 받아야 하고, 3개 부처로부터 3개의 입국승인 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무역상들은 "북한의 관리들은 DVD 플레이어와 심지어 컴퓨터 등을 요구한다"며 "우리는 북한 관리들에게 만날 때마다 저녁과 술을 사야 한다"고 불평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