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제독 “천안함 소나로 북 잠수정 탐지 못해”“도발 사전 예방할 책임은 함장 아닌 정부에 있다”
  • “누가 천안함 함장에게 돌을 던질 수 있나?”
    서해 NLL을 가장 성공적으로 방어한 해군 작전사령관 중 한 명인 김성만 제독(예비역 해군 중장)이 천안함 함장 최원일 중령에 대한 사법처리 움직임에 대해 그 부당성을 지적했다.
    군 검찰은 지난달 근무태만 등을 들어 최 함장에 대한 사법처리를 김태영 국방부 장관에게 건의한 바 있다.

  • ▲ 천안함 함미ⓒ자료사진
    ▲ 천안함 함미ⓒ자료사진

    김 제독은 최 함장이 처벌을 받아선 안 되는 이유를 몇 가지 제시했다.
    첫째로 교전이 예상되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 제독은 “지난  3월 25일 북한 남포에서 연어급 잠수정 1척, 해주와 남포에서 각각 잠수정 모선 4척과 2척이 사라진 이후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합참과 해군은 천안함에 전투태세나 경계태세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영 장관은 지난 4일 국정감사에서 "당시 정보판단 상황으로는 북 잠수정 상황 등을 심각하게 보지 않았다"고 말했고, 한민구 합참의장은 "북 잠수함정은 1년 중 소재 등이 식별되지 않는 날이 상당수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둘째는 천안함이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피격 당시 함교에 당직사관 등 7명, 전투상황실 7명, 통신실 2명, 함수포 상비탄약고 3명, 기관조종실 7명, 유도조종실 1명, 디젤기관실 2명 등 총 29명이 당직근무 중이었다. 기타 인원은 식당, 침실 등에서 휴식과 취침하고 있었다. 당직근무는 4시간 마다 교대하기 때문에 비근무자는 일과시간 이후에 휴식을 취한다. 함장은 밤 9시 5분 경 함내 순찰을 마치고 함장실에서 KNTDS(한국해군 전술자료처리체계)화면을 확인 중이었다.
    셋째로 천안함의 수중탐지장비(Sonar)는 북 잠수정을 사전에 탐지할 능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김 제독은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북 연어급 소형잠수정(130톤)이 3Km 거리에서 어뢰로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천안함의 소나로는 적 잠수정을 이 거리에서 탐지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제독은 “국방과학연구소 시뮬레이션 결과 사건 당일인 3월 26일 기준으로 백령 근해 수심 30m 기준으로 해양환경을 대입해 판단할 때 약 2㎞ 전후에서 탐지할 수 있는 확률은 70%”라고 설명했다.
    넷째 이유로 김 제독은 천안함 함장이 피격상황을 제대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최 함장은 사건 직후 2함대사 22전대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주요 내용은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 "뭔거 같애?" "어뢰 같은데요, 함미가 아예 안보입니다." "함미? 함미 어디부터?" "연돌이 안보여요, 고속정이나 RIB 빨리 조치해 주십시오." "생존자는?" "58명이고 다수가 피를 흘리며,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입니다."였다. 김 제독은 “최 함장은 부상 장병들을 구조한 후 정확한 상황을 상급부대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제독은 “북 잠수정의 천안함 폭침은 전쟁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5월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천안함 침몰에 대해 "국민이 휴식을 취하는 늦은 저녁시간에 북한으로부터 무력기습을 당했다"며 "이는 군사적 도발행위이며 유엔헌장과 정전협정, 남북기본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지난 19일 26개국 군 수뇌부가 참석한 국제회의(CHOD)에서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해 '국제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위협'이라며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김 제독은 “천안함 함장은 처벌받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가 없”며 “국방부는 황당무계한 주장과 여론에 밀려 함장을 처벌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함 폭침은 전쟁행위에 해당하며 이런 도발을 사전에 예방할 책임은 정부(국방부)의 몫이라는 지적이다.
    김 제독은 이어 “NLL 근해의 접적해역에서 130톤의 북 잠수정을  공격 이전에 탐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4년 림팩(Rimpac) 훈련에 참가한 우리 해군의 장보고함(209급 잠수함, 1200톤)이 미 항공모함을 포함하여 14척 함정에 대해 총 43회 모의 어뢰공격에 성공했다”고 소개하고 “공격을 완료할 때까지 한 번도 탐지되지 않았다”고 실례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