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고당기념사업회 엮음 ‘북한 일천만 동포와 생사를 같이하겠소’-민족의 영원한 스승 고당 조만식 전기
  • 18일로 순국 60주기를 맞는 고당 조만식 선생의 전기가 나왔다.
    선각자의 길을 걸으셨던 고당 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견주어 볼 때, 우리의 연구와 기록은 너무 빈약한 형편이었다. 전기만 해도 1966년 3월 평남민보사가 펴낸 ‘고당 조만식’이 고작이었다. 그 후 또 하나의 ‘고당 조만식’이 평안남도 건국준비위원회에서 일하다가 월남한 한근조(韓根祖) 선생에 의해 태극출판사에서 나왔고, 그 밖에는 고당사상 연구가인 홍만춘(洪萬春) 목사의 저서 등 손꼽을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지금은 이미 절판되어 일반인들이 구해보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 ▲ 고당기념사업회 엮음 ‘북한 일천만 동포와 생사를 같이하겠소’ⓒ뉴데일리
    ▲ 고당기념사업회 엮음 ‘북한 일천만 동포와 생사를 같이하겠소’ⓒ뉴데일리

    고당기념사업회는 이 같은 사정을 감안해 평남민보사 발간 ‘고당 조만식’을 저본(底本)으로 삼 ‘고당 조만식 회상록’(1995, 10월)과 오산학교 역사자료를 비롯한 여타 관련 자료 등을 참고하여 새로운 고당 전기를 엮어냈다.

    해방되자마자 북으로 내려와 점령군 행세를 했던 소련군은 고당 선생에게 “신탁통치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조선임시정부의 대통령으로 추대하겠다”고 유혹하지만 고당은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한 의인이다. 설득을 포기한 소련군과 김일성 패거리는 1946년 1월 5일 고당을 평양 고려호텔에 불법 감금한다.
    남에서 비밀리에 올라간 동지들에 의한 모험적인 구출작전이 계획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고당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고 한다.
    "내 일신은 염려들 마라. 나는 죽으나 사나 평양을 떠날 수 없다. 나만 먼저 살겠다고 나를 믿고 있는 이북의 동포들을 버릴 수야 있겠느냐? 나는 서울로 올라가지 않겠다. 거기도 내 나라, 여기도 내 나라니까 거기나 여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일해서 살아가도록 하라."
    1947년 여름, 미소공동위원회 미국대표였던 브라운(Albert E. Brown) 소장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브라운이 남행 의사를 타진했지만 북한 동포와 함께 하겠다는 고당의 굳은 결의는 요지부동이었다.
    나라의 큰 별이던 고당 선생은 1950년 10월 18일 퇴각하는 북한군에 의해 유명을 달리했다.
    이 책은 순국 60주기 맞아 민족의 영원한 스승인 고당 선생을 발자취를 진지하게 밟아보는 역사적인 기록이다.
    기파랑 펴냄, 420쪽, 1만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