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아 다시 한센촌 찾아 약속 지켜
  • ▲ 김문수 도지사가 한센마을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뉴데일리
    ▲ 김문수 도지사가 한센마을 주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뉴데일리

    “여러분들이 원하고 부르면 도지사가 옵니다. 벽이 허물어진 것입니다. 도내 한센마을을 다 방문하겠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것만큼 마음을 쏟겠습니다.”

    지난 6월 24일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 신평 3리 한센촌인 장자마을에서 1박 2일을 보낸 김문수 경기지사는 한센촌 주민들과의 현장토론회에서 한센인들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김 지사, 휴일 이용 홀로 한센인 찾아

    김문수 도지사가 취임 100일을 맞아 다시 한센촌을 찾았다. 김 지사는 7일 오전 9시반 연천군 대전리에 위치한 한센인 정착촌 ‘청산마을’을 찾아 둘러보고 마을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캐치프레이즈로 ‘더 낮은 곳에서, 더 뜨겁게’를 표방하며 민생,현장 행정을 강조한 김 지사는 이날도 청산마을 주민과 함께하며 도내 한센인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으며, 도내 한센마을을 다 방문하겠다는 약속도 지키게 됐다.

    김정남 청산공단회장은 “소위 문둥병 옮는다고 고향에서 쫓겨난 지 30여년, 지금까지 우리에게 관심 가져준 사람은 김지사가 처음”이라며 “격리되고 소외되고, 법 테두리 안에 존재하지 않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빛을 줬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왜 한센촌을 편애할까?

    사연은 지난 2008년으로 올라간다. 경기 북부를 흐르는 신천과 영평천의 수질은 매우 나쁜 편이다. 단속과 규제를 피하여 연천, 포천 지역의 한센촌으로 숨어 들어간 무허가 염색공장도 수질 악화의 큰 원인이다. 지난 30년간 정부는 규제만 하고 경기도는 사법당국에 고발만 했다. 무려 119번의 고발이 이뤄졌다. 현장 방문을 가려했지만 모욕만 당하고 불상사가 날 수 있다며 공무원들이 만류했다.

    ◆경계하던 주민들, 하나 둘 애로사항 토로

    김 지사는 휴일을 이용해 홀로 한센촌을 찾았다. 처음에는 무슨 불이익을 주는 줄 알고 경계하던 주민들도 가슴속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 지사의 한센촌 방문 이후 이 지역이 달라지고 있다. 경기도내 한센촌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사업이 추진되면서 이 곳 주민들도 희망이라는 단어를 품게 됐다. 교육의 혜택도 받게 됐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염색공장들은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합법화됐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도청 공무원들이 나서서 해결해주려고 뛰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지난 2007년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센인들은 모두 1376명. 도내 8개 시군 11개 정착촌을 형성하며 살고 있다. 한센병에 대한 오해로 사회밖으로 내몰렸던 이들이 이제 세상밖으로, 조심스럽게 나오게 된 것이다.

    김 지사는 “자살률이 유독 높은 포천에서 자살하지 않고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무엇이라도 해 드리는 것이 공직자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며 “한센인들의 가슴에 맺힌 한을 다 풀어 줄 수는 없겠지만 한센인들이 우리 사회로부터 냉대 받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