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흥 강국 중국의 세 얼굴"

    강온전략 오가다 현실주의자 면모도..美관리 "우리와 닮아 가"

    원자바오는 유엔서 "영토문제 타협없다" 강조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 이웃 국가를 위협하다가 외국의 압박을 피하려 애쓰고, 철저히 자국의 이익에 따라 외교정책을 펴는…….

    뉴욕타임스(NYT)의 외교안보담당 전문기자인 데이비드 생어는 25일자 기사에서 미국인들은 중국이 "새롭게 발견한 힘"을 휘두르는 방식에 놀라고 있다면서 대외정책에서 중국의 세 가지 측면을 소개했다.

    생어가 주목한 첫 측면은 "이웃을 괴롭히는" 중국이다. 이는 최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문제로 일본과 맞서면서 경제제재를 포함해 강수를 두는 모습에서 잘 드러났다.

    두 번째 측면은 외부로부터 압박을 대화로 풀어보려는 중국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23일 뉴욕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 2시간 동안 위안화 절상 압력을 누그러뜨리려 애썼다.

    이처럼 언뜻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강-온 전략'은 원 총리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원 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우정을 중시하고 원칙을 준수한다"면서도 "(중국은) 국가의 핵심 이익을 지키고자 한다. 중국은 주권과 국가 통합, 영토 보전을 위해서라면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듭 "중국의 발전은 누구에도 해를 끼치거나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화적 성장과 '상생 전략'을 강조하던 원 총리는 그러나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풀어주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결국 이런 양면적인 태도는 생어가 지적한 세 번째 측면인 "고전적 현실주의자"로서의 중국과 일맥상통한다.

    생어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對) 북한 및 이란 제재에 일관성 있게 동참하지 않는 모습에서 현실주의자의 면모를 발견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서방과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면서도 이란의 원유 자원을 확보하고 북한의 붕괴를 막는 등 실리를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생어는 중국이 '제2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하기 전에는 타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지만, 전 세계에서 자국의 이익을 어떻게 지켜낼지 고민하면서부터는 이처럼 공격적 태도부터 다소 수동적인 외교까지 "교묘한 방법들"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신흥 강국인 중국이 국제 이슈에 협력적이기를 바라지만 현실에서 중국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 지도부 인사들과 자주 접촉하고 있는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는 "그들이 (이해가 얽힌) 많은 요소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정치가 우리(미국)의 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되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