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현대아산에서 장기임차한 금강산호텔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7일자 '원산발' 보도를 통해 지난 4월 8일 조선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명승지지도국)이 새로운 사업자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것을 선포한 뒤 국내는 물론 외국인들의 금강산관광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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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신보는 "지금까지는 원산에 숙박하면서 당일로 관광했으나, 앞으로는 금강산호텔에 숙박하면서 관광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지난 7월 20일부터 숙박하는 손님을 받아들이기 시작, 외국인 관광객과 함께 국내 관광객들도 접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법 입북한 한상렬 목사의 금강산 방문 소식과 함께, 이같은 '금강산 숙박관광' 재개 소식을 전한 조선신보는 "금강산면회소와 문화회관 등 남측 당국의 시설과 그 외 동결된 시설에는 입구에 각각 '몰수', '동결'이라 씌여진 딱지가 붙어 있고 사람은 드나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남북간 관계자 악화되자 현대아산이 독점 운영하는 관광시설에 대한 동결조치를 집행, 남한 관광객의 금강산 관광을 중지시켰다. 현대아산은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 일대를 '금강산 관광지구'로 묶어 북한 당국과 50년간 독점 계약한 바 있다.

    ◆북한, 중국 여행사와 금강산관광 계약 체결 = 북한은 지난 4월 8일 명승지지도국 대변인 성명을 통해 '천안함 사건' 발발을 이유로, 금강산 면회소와 소방대,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문화회관 등 남측자산을 동결하고 관리 인원을 추방하겠다고 발표한 뒤 중국의 한 여행사와 새로운 금강산 관광 계약(6개월)을 체결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계약조건에는 중국 내 금강산 관광객들의 안전한 숙박을 보장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해온 온정각 면세점 및 온천장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일방적으로 현대아산을 '퇴출'시킨 뒤 중국 여행사와 협력, 금강산 일대의 관광사업을 재개한 북한은 중국인에 이어 서방 관광객에게까지 손을 뻗쳐 8월 7~17일 일정의 금강산 외금강 지역 관광 상품을 판매해 왔다.

    ◆중국, 자국 여행사에 "금강산 관광상품 판매 금지" 지시 = 그러나 중국의 관광정책 부처인 국가여유국이 지난달 자국 내 여행업체들에게 외금강 등 현대아산이 독점 계약한 금강산 관광상품을 팔지 말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조선신보의 주장처럼 금강산 관광이 정상적으로 재개됐는지에 대한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5월 18일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금강산 관광지구를 중국인 관광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한 데 따른 것으로, 북한을 의식해 비공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지시가 내려진 이후 중국여행사총사 등 일부 여행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금강산 관광상품 배너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북한이 지난달 20일부터 국내외 관광객을 상대로 '금강산 숙박관광'을 유치, 금강산호텔과 목란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에 대해 현대아산 측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며 "앞으로의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