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내 국방부의 성의 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 하지만 부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2차 대응에 나서겠다.”
    지난 6일 국방부 민원실에서 열린 2005년 연천 530GP 사건 설명회에 참석했던 유가족들은 “한마디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유족대표 중 한 사람인 전제용씨는 12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방부 측의 설명은 기존 수사를 철저한 진실로 설정하고 그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연천 530GP 총기난사사건은 지난 2005년 6월 19일 오전 2시30분경 경기도 연천군 중면 최전방 GP에서 일어났다. 28사단 81연대 수색중대 1소대 소총수 김동민 일병이 수류탄과 K-1 소총으로 44발을 난사해 GP장인 중위 1명을 포함해 총 8명을 살해하고 2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고 발표된 사건이다. 군 당국은 사건 후 수사를 통해 김 일병이 내성적 성격으로 인해 적응하지 못하고 일부 선임병의 욕설 및 질책 등에 대한 앙심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족과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이 “친북정권에 의해 진실이 가려졌다”며 “차단작전 중 북한군의 기습에 의해 희생된 참사”라고 진실 규명을 호소하고 있다.

  • ▲ 군이 총상이라고 밝힌 한 희생자의 상처. ⓒ 자료사진
    ▲ 군이 총상이라고 밝힌 한 희생자의 상처. ⓒ 자료사진

    전제용씨는 “가장 답답한 것은 국방부가 열화탄에 의한 상처를 수류탄과 총탄에 의한 상처라고 설명하면서도 이에 대한 유족들의 반박에 제대로 해명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상자들 상처의 크기나 형태에 대해 군은 “사체 검안 결과 대부분 총상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 의문사위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나온 결과는 달랐다. 국과수는 ‘총상으로 나올 수 없는 상처’라며 “대부분 파편창”이라는 소견을 발표했다.
    전씨는 “고 차유철 상병의 X-ray에서는 총이나 수류탄의 파편이 아닌 수많은 불규칙한 형상의 파편창이 발견됐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해도 국방부는 애매한 기존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이어 “범인으로 지목된 김동민 일병의 동선 문제도 국방부는 애매한 대답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 발표에 따르면 7~8분 동안 수류탄을 투척하고 탄창을 바꿔가며 실탄 44발을 난사했다는데 김 일병이 움직였다는 동선을 아무리 재현해 봐도 20여 명이 무방비로 당했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이어  “김 일병은 장갑도 끼지 않고 탄창을 갈아 끼워가며 총을 쐈다는데 총과 탄창 2개, 수류탄 탄통 테이프 어디서도 지문이 안 나왔다”며 “이에 대한 과학적인 수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무조건 국방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전씨는 “주내 국방부에서 보낼 유족들의 질의에 대한 회신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결정적 순간에 내놓을 히든카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