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 월드컵 예선에서 처참하게 패한 프랑스가 축구계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다.
    월드컵 개막 전부터 각종 스캔들에 휩싸여 비판받아온 '레블뢰 군단'이 조별 예선도 통과하지 못하고 무너진 뒤 각계의 분노와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 2006년 독일 월드컵 준우승 기록을 세워 '아트 사커'의 대명사로 불려온 프랑스팀이 정작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내부 갈등만 드러낸 채 맥없이 주저앉았다.
    22일 조별 예선 3차전에서 패한 뒤 레이몽 도메네크 감독이 남아공 감독의 악수 제의를 거절하는 장면이 그대로 중계되면서 프랑스인들의 실망감은 극에 달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프랑스는 용서할 준비가 안 돼 있다', '악몽은 끝났다'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축구계를 질타하는 기사를 쏟아냈다.
    그 동안 끊임없이 사퇴공세에 시달려 온 도메네크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막장 드라마' 연출을 끝으로 물러나는 수모를 겪게 됐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남아공발 낭보'를 날려주기를 기대했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3일 관계 부처 장관들과 회동해 축구팀 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로즐린 바셸로 보건체육부장관도 유럽 1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대표팀 패배와 관련해 당사자들은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선수단 △감독 등 지도부 △축구협회 등을 책임소재를 가릴 대상으로 거론했다.
    뤽 샤텔 정부 대변인도 "프랑스 축구팀에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분개하고 있으며, 각료의 입장에서도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샤텔 대변인은 자국 축구팀이 상호 존중은 물론 긍지와 자부심도 없고, 공동체 정신도 결여돼 있어 어떤 구단의 유니폼도 입을 자격이 없다고 질책했다. 그는 또 남아공 감독과의 악수를 거부한 도메네크 감독에 대해서도 스포츠맨십을 훼손한 처사라며 쏘아붙였다.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 퇴출에 반발하며 팀의 훈련거부를 주도한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도 내부 갈등을 조장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상당수 선수들이 프랑스 국가도 따라 부르지 못하고 애국심도 결여돼 있다는 비판까지 터져 나오면서 사회 갈등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바셸로 장관이 예고한 대로 축구협회와 대표팀에 대한 감사가 단행되면 프랑스 축구계는 다시 한번 여론의 질타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새 대표팀 감독인 로랑 블랑이 도메네크의 뒤를 이어 레블뢰 군단을 이끌게 되면 1998년 자국 월드컵 우승의 주역들이 프랑스 축구계를 장악하게 된다고 언론은 전했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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