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이 10일 당정청 전면개편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면서 쇄신파동이 격화되고 있다. 민본21을 중심으로 한 친이직계에 의한 개혁촉구 성명서 채택이 불발된 것에 반발해 독자적으로 행동에 나선 것이다.

    연판장은 김성식 정태근 황영철 의원 등 민본21소속 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렸다. 이들은 이날 초선의원 전원에게 '우리의 입장'이라는 연판장을 돌렸으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세종시, 4대강 사업 재검토 등을 요구했다.

  • ▲ 당 쇄신과 관련 한나라당 소장파가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한나라당 초선의원 전원에게 돌린 가운데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왼쪽부터)한나라당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뒤)이 성명서를 발표후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당 쇄신과 관련 한나라당 소장파가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한나라당 초선의원 전원에게 돌린 가운데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왼쪽부터)한나라당 김성식, 김학용, 정태근 의원(뒤)이 성명서를 발표후 회견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30~40명의 의원을 규합해 '초선 쇄신추진모임'을 구성할 계획이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당내 초선 의원 89명 가운데 지금까지 45명이 성명서에 서명했지만 이후 10명 정도 늘어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연판장에서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곤 이 대통령에게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수정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요구 적극 수렴 △전당대회를 통한 새로운 리더십 창출 △당 화합을 위한 구체적 실천 △청와대 참모진 개편 △친서민정책 적극 개발 등 6가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또 "당의 진정한 화합을 위해 계파적 이해를 대변하는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계파적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당 화합을 위해 구체적 실천에 나선다"면서  탈계파를 선언했다. 또 "우리는 우리 자신의 불철저함과 무기력을 반성하고 한나라당의 쇄신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은 전날 초선의원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채택하려했으나 무산되자 이같은 형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이날 마지막회의를 열어 초선의원 3명, 재선 2명을 포함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명단을 발표했다. 위원장은 김무성 원내대표가 맡았으며 비대위원엔 고흥길 정책위의장, 6선 홍사덕, 4선 김영선 그리고 3선의 이병석 안경률 김학송 의원이 포함됐다.

    초선 몫으로는 김선동 안형환 김영우 의원이 발탁됐고, 재선에선 진영 김기현 의원이 포함됐다.  또 6.2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로 나왔던 정용화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과 충남지사 후보였던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정미경 대변인은 "이번 비대위 구성은 선수별 지역별 계파별로 안배했다"며 "호남과 충청지역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해 그 지역에서 직접 출마한 원외 인사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성명에 참여한 의원 명단과 연판장 전문

    강명순 강성천 구상찬 권영진 권택기 김동성 김선동 김성수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용태 김태원 김학용 김효재 나서린 박대해 박민식 박보환 박상은 박영아 배영식 성윤환 신성범 신지호 여상규 유일호 유재중 유정현 윤석용 이두아 이종혁 이진복 이화수 정양석 정태근 정해걸 조원진 조전혁 주광덕 황영철 현기환 홍일표 홍정욱 의원

    <우리의 입장>

    우리 초선의원들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을 한나라당과 청와대,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인다.

    우리는 또 그동안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음을 반성한다.

    특히 지난해 4.29 재보선 이후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한 노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인정한다.

    또한 당·청, 당·정 관계를 대등하게 운영하지 못함으로써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소홀했음을 고백한다.

    이에 우리는 우리 자신들의 불철저함과 무기력을 반성하고 한나라당의 쇄신과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앞장설 것을 굳게 결의하면서 다음 사항의 관철을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1.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로잡으라는 국민의 요구를 준엄히 받아들이고, 여·야 대화정치의 복원과 젊은 세대 등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당을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데 앞장선다.

    2.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를 적극 수렴한다.

    3. 정기전당대회는 수평적 당·청관계의 정립과 당의 쇄신을 위한 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 창출에 앞장서고 특정 후보 줄 세우기 등 낡은 관행을 타파한다.

    4. 한나라당의 고질적인 갈등구조 해소와 진정한 화합을 위해 계파적 이해를 대변하는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계파적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당의 화합을 위해 구체적 실천에 적극 나선다.

    5.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한 민심 수습과 국정운영 시스템의 획기적 개선을 요구한다.

    6. 그동안의 경제사회정책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의 생활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친 서민 정책을 적극 개발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