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네 자메 키테 르 필름"(Je n‘ai jamais quitte le film, 난 한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영화 '시'의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윤정희는 한 프랑스 기자의 질문에 통역을 거치지 않고 곧장 유창한 불어로 대답해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프레스 시사에서 오랜 기립박수와 함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시'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이창동 감독과 배우 윤정희를 향한 기자들의 질문에 쏟아졌다.

  • ▲ 지난 19일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영화 '시' 프레스 컨퍼런스 ⓒ 뉴데일리
    ▲ 지난 19일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영화 '시' 프레스 컨퍼런스 ⓒ 뉴데일리

    영화의 연출도 뛰어나지만, '시'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하며 그 이유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이 감독은 "문학의 장르에서 나아가 예술과 영화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찾고, 마음에 담아갈 수 있는 작품으로 소통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또한, '밀양'과 '시' 두 작품 모두 어린아이의 죽음을 다루지만 '밀양'은 소년의 죽음을, '시'는 소녀의 죽음을 다룬다는 기자의 말에 이 감독은 "밀양은 피해자에 관한 영화인 반면 시는 가해자에 관한 영화다"라며 "그 대상의 성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다만, '시'는 가해자를 손자로 둔 할머니의 고통과 시를 쓰기 위해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하는 주인공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배우 윤정희에 대한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 그 동안의 많은 출연 제의에도 불구하고, 10여 년 만에 영화배우로 복귀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윤정희는 “나는 영화로부터 단 한번도 떠난 적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 받은 시나리오 중에 마음에 드는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90살 까지 배우활동을 하고 싶다”라고 답해 과연 ‘한국 여배우의 전설’ 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그녀의 유창한 불어는 외신 기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국영화계에 칸영화제는 익숙한 축제가 됐지만, 이처럼 한국의 배우나 감독이 유창한 프랑스어로 전세계 기자들을 상대한 경우는 처음이다.

    한편, 윤정희는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푸른색 저고리와 보라빛 치마의 한복을 입고 등장해 고혹적인 자태로 눈길을 끌었다.

    전 세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성황리에 프레스 시사를 마친 영화 '시'의 갈라 스크리닝은 현지시각으로 같은 날 오후 7시에 시작될 예정이다.

  •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배우 윤정희  ⓒ 연합뉴스
    ▲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한복을 입고 등장하는 배우 윤정희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