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송민철 ⓒ 뉴데일리
    ▲ 송민철 ⓒ 뉴데일리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국제 원조를 받은 국가에서 국제 원조를 하는 국가로 변한 나라이다.
    그만큼 한국의 경제력이 강해 졌다는 것을 의미하고 국제적인 정치적 위상도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신흥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에게 원전 수주를 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대한민국의 성장은 가히 놀랍고, 자신들의 나라도 한국과의 꾸준한 교류 및 네트워크를 통해서 개발도상국이라는 명패를 털어 버리고 싶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하면 한국을 그냥 보이는 그대로만 배워서 경제 성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독특한 정신과 문화 등을 모두 자신의 것을 만들었을 때 초고속 경제 성장이 가능 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과 같다.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것이 문제일까?
    필자가 캄보디아에 갔을 때 느낀 것이 있었다.
    캄보디아에서 제일 유명한 것을 꼽으라고 하면 바로 앙코르 와트라고 할 수 있다.
    앙코르 와트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세계인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필자가 방문 했었을 때는 굉장히 관리가 소홀히 되고 있었다. 
    반면 앙코르 와트에 들어가는 입장료는 터무니없게 비쌌다. 이 입장료로 이런 것도 관리를 안 하고 뭐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안들 수가 없었다.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입장료의 대부분은 캄보디아 왕실에서 가져 가고 세계 문화유산 관리 비용도 어디에 쓰이는지 모를 정도로 다른 곳으로 흘러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무엇인가? 바로 그 국가의 신뢰성, 투명성이 없다는 것이다.
    즉, 사회 전체가 신뢰의 시스템이 발전되지 않았고 모두 개인의 조그만 이익을 쫓아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대부분의 후진적 국가에서 보이는 행태이다. 이런 경우에 당연히 그 국가의 발전이 이루어 질 수 없다. 국가에서 확장 재정정책을 써도 중간에 공무원들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기 일쑤이며, 사람을 못 믿으면 국가적 차원의 프로젝트도 진행을 할 수 없게 된다. 신뢰의 중요성이 바로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표현 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아무리 큰돈을 들여도 이 신뢰에 관한 것은 그 국가의 시민 의식이 선진국으로 성장하지 않는 한, 성숙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선진화 포럼 ‘선진국 문턱에 선 대한민국 2010 신뢰와 사회적 자본의 구축’에서는 이와 같은 신뢰에 대해 논의가 많이 되었다. 특히 이병기 한국 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제대로 아직도 한국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개방적인 집단과 폐쇄적인 집단을 나눈 것은 공감이 많이 갔다. 개방적인 집단은 경제성장을 가져오는 반면에 특수 이익집단과 같은 폐쇄적인 집단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수 목적 갖고 있는 이익 집단은 동일 집단 내에서 신뢰를 공유하고 협력을 촉진하지만, 그 협력의 범위가 일정 범위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러한 결속형 사회 자본(특수 이익집단)은 팽배 한데, 연계형 사회 자본(개방적인 집단)은 부족한 현실이다. 즉 기본적으로 넓은 범위의 신뢰가 낮고, 형성된 신뢰도 폐쇄적인 범위에 한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불가능 하다.
    부패추방, 법치 및 그 집행, 재산권 보호 증진 등을 통해서 신뢰를 늘릴 수 있지만 이 모든 요소가 장기간의 시간이 지나야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들이다. 뿌리 깊은 정경 유착이나, 법관의 전관 예우, 한국인들의 패쇄적인 한민족 문화 등등이 신뢰 증진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여기에 대한 규제와 법규 제정 등이 필요 하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건 개개인 자신들의 변화 노력일 것이다.

    도요타가 얼마 전에 회사의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그 결과 도요타는 사장이 직접 청문회에 나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90도로 고개를 숙여서 사과해야 했고 매출은 바로 타격을 입었다. 그들이 최고로 자랑하는 신뢰의 도요타 브랜드가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지금까지 도요타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신뢰와 매출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파급 효과는 계속 해서 일어나고 있다.
    또 세계적인 투자 은행 골드만 삭스는 신뢰의 문제로 이번에 기소를 당했다. 투자자에게 정보를 주지 않고 파생 상품을 판매 했으며 거기에서 얻은 이익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판결은 이제부터 나오겠지만 이미 신뢰에는 큰 타격을 받아서 주가는 급락 하였다.

    세계적 정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에서 ‘신뢰는 경제적 번영의 원천’ 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10년 전 외환위기를 겪은 것도 사실 외화 부족 보다는 대외적인 국가 신인도가 무너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그 이후로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다시금 발전 하였다.

    그럼 지금 더 강화된 무한 경쟁 시대에 소위 ‘코리아’ 라는 브랜드는 세계에서 어떻게 비추어 지고 있는 것인가? 신뢰가 가득 담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나라로 보일 것인가 아니면 아직도 그저 개발도상국의 상위에 지나지 않는 나라로 보일 것인가.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