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 남성의 가사활동 참여는 여성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탓에 맞벌이 여성은 가사와 직장 일을 모두 해내야하는 '슈퍼우먼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만 19~69세의 남성 1014명, 여성 993명 등 2007명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성은 가사일 10회 중 6.49회, 남성은 3.49회가 평균치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기혼자 1510명을 따로 분석한 결과, 맞벌이 남성은 외벌이 남성의 평균치 2.99회보단 조금 높은 3.60회로 나타났지만 이는 맞벌이 여성의 6.81회보다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

    참여하는 가사 활동에도 성별 차이가 나타났다. 식생활과 의생활 그리고 시장보기 및 쇼핑, 자녀양육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남성은 형광등 갈기 등 유지관리 부문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밥 짓기, 생선 조리하기, 김치 썰기, 불판에 고기굽기, 라면 끓이기, 평일 저녁 설거지 등의 항목으로 구성된 식생활은 여성 7.25회, 남성 2.63회였고 세탁기 돌리기, 이부자리 정리, 다림질 등 항목으로 구성된 의생활 부문은 여성 7.45회, 남성 2.48회였다.

    그러나 형광등 갈기, 배관 뚫기, 자동차 정비 맡기기 등 유지관리 부문은 통념대로 남성이 6.78회로 여성(2.89회)보다 많았다.

    안상수 연구위원은 “아직도 가사활동에서 성별 구분이 뚜렷해 맞벌이조차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가사활동은 주로 여성이 맡는 것을 비롯해 가사활동의 통념적인 성별 구도가 지속되고 있다”며 “성 평등 의식이 높거나 맞벌이하는 남성은 가사 참여가 일반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졌지만, 가정에서 성별 분업적인 구도를 벗어나기에는 여전히 크게 미흡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편 남성 응답자들은 가사활동 참여를 꺼리는 이유로 ‘시간적 압박’(40.5%), ‘가사 일의 숙련도’(39.7%), ‘한번 하면 자꾸 해야 할 것 같아서’(25.2%)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