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도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천안함 희생장병 추모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무한한 책임과 아픔을 통감하면서, 살아있을 때 불어보지 못했던 사랑하는 우리 장병들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불러본다"면서 승조원 46명을 한 명 한 명 호명했다.

    라디오.인터넷 정례연설을 통해 이 대통령이 직접 천안함 침몰사고에 대한 심경을 피력한 것은 △ 희생장병들에 대한 추모의 의미 △ 명확한 원인규명과 단호한 대처 △ 그리고 군 개혁 의지를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결과에 대해서도 흔들림없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국군 통수권자로서 국가안보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국민 생명을 지키는 안보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평소 신념을 다시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특별연설은 주말을 지나며 "직접 추모의 절절한 뜻을 전했으면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장병들을 호명하게 된 것도 이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한 참모는 전했다.
    이에 따라 당초 4.19 혁명 50주년의 의미를 함께 포함시킨 정례연설이 계획됐지만 천안함 희생장병에 대한 추모에 모든 정성을 기울이게 됐다. 이 대통령은 일요일(18일) 자정까지 참모들과 함께 관저에서 연설문을 꼼꼼히 다듬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희생장병들의 이름을 부른 뒤 "대통령의 호명에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관등성명을 대면서 우렁차게 복창하는 소리가 제 귀에 들리는 듯 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도 보였다.

    비통함에 잠긴 목소리로 이 대통령은 "이제 여러분은 우리를 믿고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편안히 쉬기를 바란다. 명령이다"며 희생장병들을 애도했다. 이 대통령은 검은색 넥타이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연설에 임했고, 배경에는 "대한민국은 여러분들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이 새겨져 있었다.

    이 대통령은 20일 여야 3당 대표를 2청와대로 초청해 천안함 대책을 논의하는 오찬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또 전직 대통령, 종교계 등 사회 각계 원로와도 만나 천안함 대응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 수석은 "대부분 일정은 이번 주 안에 진행될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는 상황도 진솔하게 설명하면서, 한편으론 나라의 경륜있는 지도자들의 말씀을 겸허하게 듣는 '추모와 경청 모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