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사리 성공한 함미 인양으로 급물살을 타던 천안함 사고원인 조사가 함수 인양을 앞두고 또다시 쉽지않은 상황에 봉착했다.
    한 가닥의 체인만 더 연결하면 인양 준비가 끝나는 셈이지만 함수가 우현으로 90도 기운 상태라서 선체를 손상하지 않고 인양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합참 정보작전처장인 이기식 해군 준장은 18일 "함수부분 해저가 암반으로 되어 있어 체인 연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더 힘든 것은 탑재 과정"이라며 "90도 기운 함수를 그냥 인양하거나 바로 세워 인양하는 방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90도 기운 상태에서 인양할 경우 함정 상부가 상당히 약하기 때문에 90㎜ 굵기의 육중한 체인에 직접 닿는 부위인 갑판이나 함교 등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
    갑판과 함교도 문제지만 연료탱크 파손으로 인한 기름유출 가능성도 있다.
    체인 연결 즉시 인양에 성공한 함미는 그대로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에 비교적 튼튼한 선체 하단부위에 쇠사슬을 연결해 끌어올려도 별 무리가 없었다.
    설사 옆으로 누워있는 함수를 물 밖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초정밀성이 요구되는 바지선 거치대에 올리는 작업은 더욱더 어렵다.
    똑바로 선 함미를 바지선에 올릴 당시에도 순간적인 파도로 인해 거치대 10여개가 파손돼 작업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군과 인양업체는 물속에서 함수를 바로 세운 뒤 인양하는 방안을 유력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작업이 아니다.
    수중에서 90도 기운 선체를 바로 잡기 위해선 연결된 체인 한쪽에 힘을 줘 잡아끌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선체가 찢어질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바로 세우고 나서도 문제는 있다. 함미가 잘려나간 상태에서 선체의 무게중심이 상부에 있기 때문에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배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선체가 물 밖으로 올려졌을 때 배수가 되는 과정에서 그럴 확률은 더 높아진다고 한다.
    군과 인양업체는 이런 이유에 역학 문제까지 계산해가며 어떻게 인양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모두 네 가닥 중 세 줄의 체인 연결작업이 끝났지만 이런 어려움에다 이날 오후에는 기상악화로 함수 크레인 작업선이 대청도로 피항하는 상황까지 겹쳐 함수 인양은 함미처럼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