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호 준위의 투철한 군인정신을 보면서 아, 이 나라가 바로 이런 분들 덕택으로 그래도 이 만큼 됐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든 말든 온몸을 던져 참 군인의 길을 걸었던 한 준위, 영웅은 사라지고 중우(衆愚)만 득실거리는 줄 알았는데, 영웅은 실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그런 그를 우리는 알아보지 못했고, 그 역시 자신을 알아달라고 하지도 않았다. 왜? 참 영웅은 이순신 장군처럼 공을 내세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준위는 영웅일 뿐 아니라 군자(君子)였다. 아니,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아름다움은 꼭 남에게 보이려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심산유곡에도 한 점 우아한 꽃은 피어난다. 그렇다고 그 꽃이 ‘관람자“가 없다 해서 섭섭하다 하는가?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은 누가 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족적이고, 보람있고 행복한 것이다.

      물속에 잠수해 있는 동안 세상 사람들은 한 준위를 볼 수 없었다. 그는 평생 그렇게 아무도 봐주지 않는 가운데 혼자서 묵묵히 내공(內攻)을 키웠다. 그러면서 멀리 떠나는 순간 그는 수면하에 몸을 담근 채 자신의 내공으로 피워낸 한 송이 영롱한 연꽃을 수면위로 들어 보였다. 다른 중생을 제도할 때까지는 자신도 제도받지 않겠다고 서원한 지장보살의 정신, 이웃과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미덕을 설파한 예수님 정신이 따로 없다.

     전쟁이 나면 도망치겠다고 한 청소년들이 많았다는 게 어떤 조사 결과였다고 들었다.
    이 한심하고 천박한 ‘영혼 없는 아이들’ 세상에서 한 준위는 그 반대의 삶을 살았다.
    어떤 잘난 체 하는 정치인은 젊었을 때 자신이 미워하는 대한민국의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손가락을 잘랐다고 한다. 그러나 한 준위는 자신이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참 군인이 되기 위해 손가락 아닌 생명 전체를 바쳤다.

    영웅이 그리운 시대에 그는 우리에게 영웅상(像)을 선물하고 갔다.  

    뜻 있는 사람들이 한 준위 스타일의 영웅담을 수집해햐 할 때가 되었다.
    이념 싸움은 영웅 싸움이다. 6.25 이래 우리 주변에는 숫한 영웅들이 있었다.
    이들의 영웅담을 모아 청소년들에 읽히는 노력이 아쉽다.
    전교조의 세뇌공작과 악선전에 대항하기 위해서도.

     아름다움을 체현한 영웅이 있기에 우리에게 희망은 역시 있다고 믿고 싶다.
    한 준위 영가시어, 이제는 잠수복 벗으시고 영원한 천상복락을 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