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시장에서 1997년 외환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연령층은 아버지 세대인 50대였고 2008년 금융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연령층은 아들 세대인 20~30대였다는 것이 한국고용정보원(원장 정인수) 인력수급전망센터의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IMF때는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고 2008년 금융위기때는 아들이 울었던 셈이다.

    고용연구원은 한국이 겪은 각 경제 위기 때의 고용률 추이를 비교 분석한 뒤 “위기 시기에 따라 연령대별로 고용률 회복속도가 다르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력수급전망센터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경제위기가 본격 시작된 시점인 1997년 4분기와 2008년 4분기를 기준으로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 ▲ 금융위기 이후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 과정(%, %p)
    ▲ 금융위기 이후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 과정(%, %p)

    2008년 하반기 미국에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 분석에서는 20대와 30대 등 젊은 층의 하락폭이 뚜렷했다.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2007년 4분기에 59.9%이던 20~29세의 고용률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2009년 1분기에 2.8%p가 빠졌다. 30~39세의 고용률은 2007년 4분기 73.6%에서 ’09년 1분기엔 71%로 2.1%포인트가 떨어졌다. 20대와 30대의 고용률은 지난해(2009년) 3분기에도 58.4%와 71.1%를 각각 기록해 좀처럼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고용정보원은 “20~30대의 고용률 회복속도가 더디고 하락폭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것은 기업이 젊은층 상용근로자 신규채용을 줄인 데다 국내 소비부진으로 30대 자영업과 임시직의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40대와 50대 고용률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는 외환위기 때 40~50대 숙련 인력 규모를 줄였다가 경기가 회복된 뒤 인력 확보에 애를 먹었던 기업들이 학습효과로 인해 이들의 인력 감축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 ▲ 외환위기 이후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 과정(%, %p)
    ▲ 외환위기 이후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 과정(%, %p)

    이와는 달리 외환위기 이후에는 연령대별 고용률 회복속도에서 50~59세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1997년 4분기 71.2%이던 50대 고용률은 외환위기 여파로 하락세를 이어가다 1999년 1분기에는 61.4%로 무려 10여%p나 떨어졌다. 50대 고용률은 이후 2000년 1분기에 6.9%p, 2001년 1분기에 8.5%p가 추락하는 등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50대가 기업 구조조정 우선순위가 된 데다 민간소비 위축으로 자영업이 침체를 거듭한 것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