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분열 했다. ‘강도론(强盜論)’은 한나라당 분열의 화룡점청(火龍點晴)이었다. 친이(親李)와 친박(親朴)은 이제 같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적(敵)과 적의 관계다. 따라서 당연히 분당이라는 말로밖엔 설명할 방도가 없게 되었다. 불행한 결과지만 피할 수 없는 결인 것 같다. 

     2012년 대선은 그래서 두 개의 우파와 한 개의 좌파가 겨루는 선거가 될 모양이다. 산술적으로는 좌파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예고하는 상황이다. 분열한 보수가 단결한 진보를 이길 수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싸움의 초점은 이명박 대통령이 밀겠다는 ‘일 잘하는 사람’과 박근혜 씨의 대결로 압축될 것이다. 그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구일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박근혜 씨가 아닐 가능성은 너무나 충분하다. 

     그 ‘일 잘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TK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근헤 씨가 TK의 영웅인 지금의 판도에서 누가 과연 박근혜 씨의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지금으로선 정말 알 수 없는 미스테리다.

     결국 개헌정국으로 가는 게 아닐까? 개헌-특히 ‘한국적 내각제 개헌’은 이명박 캠프에도, 박근해 캠프에도, 야당에도, 좌파에도 손해 갈 것 없는 공동의 ‘희망적 판도라의 상자’를 만들 수 있다. 모두에게 지금보다 나은 기회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방식의 권력구조-이건 확실히 그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도 박근혜 씨와 야당, 좌파가 반대할 경우엔 성사되기 어렵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의 ‘여의도 정치 배격’의 마이너스 측면이 새삼스럽게 확인 된다. 우군(友軍)과 연합세력을 만들지 않은 것-. 그는 결국 혼자였다. 혼자서 대체 무슨 정치를 할 수 있는가?

     무자비하게 자르는 것-이것이 한국 대기업들의 제1의 인사원칙이다. 이 잔인한 인사원칙에 숙달된 이명박 대통령과, 이 잔인한 권력정치를 보고 배운 박근혜 씨의 대결은 그래서 그 어떤 섣부른 제 3자의 중재도 불가능하게 만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외통수다. 결론은 하나-그 둘이 죽기 살기로 싸우는 것을 말릴 방도란 없다. 그중 하나가 죽고 하나가 살 때까지 아예 내버려 둘 수밖에 없다. 정말 “아무도 못 말려”다.

     그래, 이제 타협은 없다. 죽도록 싸워라. 그래서 하나가 살고 하나가 죽어라. 빨리 요절을 내라. 그래야 국민도 그 결과에 따라 2012년을 계획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