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해찬 세대'. 흔히 1983년 출생자들을 이르는 말로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교육부 장관이던 지난 98년 당시 고교 1학년 학생들을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당시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갈 수 있다"는 구호를 앞세운 교육 당국이 호언한 대학입시선발제도 변화의 가장 큰 희생양으로 꼽힌다.

    "누구나 원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교육 당국의 말에 따라 학력 향상을 등한시하는 분위기에 젖었던 학생들은 몇달 가지 않아 다시 바뀐 교육 방침 때문에 대학입시 때 학력 저하로 인해 큰 피해를 봤고 심지어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란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북한에서는 이와 경우는 다르지만 93년 출생자들을 가리켜 '가장 운수 나쁜 93년생'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운동단체 '좋은벗들'이 발행하는 '오늘의 북한 소식'은 5일 "북한에서는 의사와 교원 수가 과잉상태라 올해 대학에 진학하는 1993년생들은 의사나 교원에 일절 지원할 수 없어 학부모와 당사자들이 '세상에서 제일 운수 나쁜 게 93년생'이라고 자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지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5일 대학 예비시험이 실시됐다.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후 군에 가지 않고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이른바 '직통생'들은 1993년이 많다. 그런데 의사나 교원 수가 이미 과잉 상태라 해당 전공은 신규 모집을 하지 않는다.

    소식지는 평북 신의주에서 딸의 예비시험을 앞두고 교장 호출을 받아 학교에 다녀온 김미례(가명)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가 "딸아이가 불쌍하다며 한숨부터 쉬었다"고 전했다. "교장이 '지금 사정이 대학 폰트가 한개도 안 나오는 때'라고 하더라.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의대에 입학하겠다'던 딸이 막 락심(낙심)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애처롭다"고 했다는 것.

    소식지는 "평북 도 인민병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모두 합쳐 600명 정도가 배치돼야 하지만 현재 50명이 더 배치된 상태"라며 "신의주 시내 한 중학교에서는 교직원 40명 중에서 15명이 로임이나 배급을 못받고 무보수로 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