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엘리트 그룹이 개혁적인 역할을 수행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동시에 김정일 이후 북한 체제 변화과정에서 탈북자 역할이 강조됐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10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열린 '김정일 이후 북한체제 변화와 엘리트의 역할' 토론회에서 "남과 북을 동시에 경험한 탈북자는 통일의 귀중한 존재"라고 평했다. 그는 "(통일을 대비해)북한에서 벌어질 수 있는 많은 변수를 연구해 대비해야 한다는 점에서 북한 내 엘리트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겠으나, 남북한을 경험한 탈북자의 역량이 잘 준비돼 북한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 <span style='김정일 이후 북한체제 변화와 엘리트들의 역할'토론회ⓒ 뉴데일리 " title="▲ '김정일 이후 북한체제 변화와 엘리트들의 역할'토론회ⓒ 뉴데일리 ">
    '김정일 이후 북한체제 변화와 엘리트들의 역할'토론회ⓒ 뉴데일리

    황씨는 "김정일이 제거되거나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예고한다"면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을 하지 않고 김정일이 스스로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은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김정일 하나가 사라진다고 해서 북한에 바로 급변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며 "북한을 새로운 나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이 준비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광주 데일리NK 편집국장은 "북한에는 개별 엘리트는 존재하지만 '엘리트 그룹'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50~60년대를 거치며 남로당 출신, 소련파 연안파 갑산파 등 이른바 '그룹'이라고 칭할 수 있는 정치 엘리트 파벌이 조기에 숙청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 국장은 "북한은 15년 정도 식량난을 거친 후 체제 내구력이 경제 정치 사회문화 3대 분야에서 꾸준히 약화돼 왔다"며 "북한이 정상사회라면 당·정·군 엘리트가 체제보위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오랜기간 수령의 교시를 이행하는 수동적 역할에 길들여져 왔기 때문에 단기간 당·정 엘리트가 개혁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다만 그는 "김정일 사후 중국 개혁개방과 한국의 성공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북한 엘리트들은 더 적극적으로 체제개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요구가 과도적 후계체제를 종식시키고 변혁의 계기를 몰고 오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