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경호 국방대 교수 ⓒ 뉴데일리
    ▲ 손경호 국방대 교수 ⓒ 뉴데일리

    “제주 4.3은 남로당이 5.10 총선거를 방해하기 위해 조직한 무장 봉기였다.”

    손경호 국방대 교수가 17일 오후 서울 정동교회 아펜셀러홀에서 열린 우남이승만연구회 제47차 콜로퀴엄 강연을 통해 이같이 제주 4.3의 의미를 정의했다.

    손 교수는 이날 강의를 통해 “제주의 공산주의자들은 남로당 중앙당과 북한의 지원과 지도 아래 효과적인 게릴라전을 전개했고 한국 정부는 출범 이후 공산주의 세력으로 삼면이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제주 반란을 진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 반란 진압을 위해 파견을 준비 중인 여수 14연대가 여순반란을 일으켜 결국 제주도 반란은 전국적으로 파장을 끼치게 되었다”며 “이로 인해 1948년 8월에 갓 출범한 대한민국 정부로서는 여순반란과 제주반란의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은 목전에 다가온 중국의 공산화와 날로 강성해가는 북한 정권, 그리고 예정된 주한미군의 철수로 인해 심각한 안보적 위협을 느끼고 있었고 제주도마저 공산주의자들의 수중에 넘어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김달삼을 비롯한 제주 반군의 지도자들이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선출되자 제주 사태는 단순한 지역 공산주의자들의 봉기가 아니라 이미 정권을 수립한 남과 북의 공식적인 대결의 장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최초의 4.3사건은 당시 전국적으로 행해진 사보타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봉기는 면단위로 조직된 면당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고 경찰, 우익인사에 대한 습격과 경찰지서 습격이 주를 이루었다.”

    손 교수는 “그러나 봉기 후 얼마 되지 않아 공산주의자들이 조직을 중앙집권적으로 개편했고 이후 수차례에 걸쳐 능률적인 게릴라 조직으로 발달했으며 선거방해 작전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남한 내에서 유일하게 당선무효 사태를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남로당 중앙당은 제주도의 공산주의자들이 봉기가 성공하자 이를 활용하고자 적극 지도에 나섰으며 나중엔 북한 역시 제주도의 봉기에 주목하고 제주도 게릴라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그 근거로 “제주도의 게릴라들은 북한의 군대와 같은 정치지도원 제도를 운영했다”며 “이는 당시로선 누구도 생각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북한의 지도감독이 이뤄졌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송요찬 중령이 지휘하던 진압군이 무리한 진압작전을 강행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주민과 게릴라들을 구분하지 않고 무차별 사살해 주민들의 민심이 이반하게 됐고 그로 인해 게릴라들의 세력이 줄어들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 것은 반성할 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