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가 강행됐다. 왼쪽부터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연합뉴스
    ▲ 1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범국민대회가 강행됐다. 왼쪽부터 정세균 민주당 대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 연합뉴스

    6.10민주항쟁 22주년을 기념하는 범국민대회가 경찰의 서울광장 집회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10일 오후 서울 시청 앞서울광장에서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범국민대회가 시작됐다.

    경찰추산 2만여명(주최측 추산 10만여명)이 모인 서울광장은 대회가 열리기 직전만해도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경찰과 시민단체들이 옥신각신했지만 대회가 시작된 뒤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경찰은 오후 6시경 서울시가 광장 잔디 보호를 위해 시설보호를 요청함에 따라 방송과 무대 차량 등이 광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제지했지만 결국 참가자들에게 서울광장을 내줬다. 오후 7시 30분경 대회가 시작되자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해제하고 해산했다.

    범국민대회는 이날 총 3시간여 동안 시국연설, 결의문 낭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국정기조 전환, 평화적 남북관계 회복 등을 요구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시국선언에서 "이명박 정권이 철통같이 지키려고 한 서울광장을 우리가 열었다. 2012년 다시 민주개혁 정권을 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이명박 정권 독재정권은 공권력을 휘둘러 나라를 다스리려 한다"며 시민들을 향해 "용납할 수 있겠느냐"고 선동했다.

    이날 대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서울광장 주변에 자리잡은 각종 단체들은 치열한 홍보활동과 서명운동을 펼쳤다.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은 "정부에서 한예종을 집중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문화예술 장악시도 즉각 중단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지난해 불법 폭력 촛불시위로 수배령이 내려진 광우병대책회의 행진팀장이 쓴 '촛불항쟁과 저항의 미래'라는 책도 가격을 낮춰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 한 좌파 격주간 신문은 무료신문을 배포, "정기구독 하세요"라는 등 판촉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6.10민주항쟁과 연관성이 없는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은 '정리해고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고 참여연대는 '서울광장주민조례개정'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또 한쪽에서는 '자율형 사립고 반대', '상수도 책임운영기관 지정반대' 서명도 벌어졌다.

  • ▲ 참가자들의 시민의식을 의심케 하는 행동들. 서울광장 주변 구조물(좌)에는 자보가 붙어 있고 꽃(우)은 참가자들에 의해 무참히 밟혔다. ⓒ 뉴데일리
    ▲ 참가자들의 시민의식을 의심케 하는 행동들. 서울광장 주변 구조물(좌)에는 자보가 붙어 있고 꽃(우)은 참가자들에 의해 무참히 밟혔다. ⓒ 뉴데일리

    서울광장 주변은 행사 시작 1시간도 채 안돼 질서가 무너져 참가자들의 시민의식을 의심케 했다. 각종 팜플렛과 쓰레기가 나뒹굴었고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꽃은 참가자들 발에 짓밟혔으며 '세계디자인수도(WDC) 2010'를 홍보하는 구조물에는 불법 자보가 붙어 있었다. 서울광장 일대 도로는 참가자들의 도보로 이용됐다.

    이날 행사에는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 등과 한국공항공사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공무원노동조합, 보건의료노동조합, 금속노조, 환경운동연합, 민주택시, 나눔문화, 안티이명박, 고려대 민주동우회, 이화여대 민주동우회,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