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누구보다 고민이 큰 사람이다. 도지사 4년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굵직한 사업들을 벌여놔 1분 1초가 아깝다. 임기 중 자신이 그린 그림의 큰 틀을 매듭짓고 싶은데 주어진 업무 만큼 권한이 뒷받침 돼 있지 않아 답답하다. 그는 차기 대선주자군으로도 꼽히고 정치권은 그를 '잠룡'으로 부른다.

  •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인터뷰에서 GTX가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인터뷰에서 GTX가 "단순한 교통혁명이아니라 수도권 공간의 혁명"이라고 자신했다.ⓒ 뉴데일리

    이 역시 부담이고 고민이다. 차기 대권 도전이란 과제가 눈 앞에 왔지만 그는 여전히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한다. 뉴데일리는 26일 김 지사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공관에서 3시간 넘게 만나 그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들어봤다. 차기 대선 도전이란 결정을 내리진 못했지만 그는 이미 최고지도자가 될 경우 '대한민국호'를 어떻게 끌고갈 지 밑그림은 다 그려놓은 듯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 복원'으로 스타덤에 올랐다면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숨통을 터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을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있다. 바로 'GTX'(Green Train Express)라 불리는 광역급행철도(일명 대심도 전철)와 요트를 중심으로 한 '해양레저산업'이 그것이다.

    먼저 GTX는 경기도가 수도권의 주요 지점을 철도로 잇는 사업으로, 40m 지하에 급행철도를 만들어 수도권 전역을 1시간 내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이미 대한교통학회, 철도학회, 터널학회에 연구용역을 맡겨 경제성과 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지난 14일 정부에 사업추진을 건의한 상태다. 김 지사는 "3년 동안 연구한 사업"이라며 "(2006년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를 뻥 뚫어 1시간 내에 도 전역을 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게 내 공약이었고 이 사업은 단순한 교통혁명만이 아니라 수도권 공간의 혁명"이라고 자신했다.

    이 사업이 완공되면 수도권 전역이 1시간 내로 연결된다. 김 지사는 정부에 3개 노선 착공을 건의했다. 동탄 신도시~고양 킨텍스, 의정부~군포 금정, 청량리~인천 송도가 주요 노선인데 김 지사는 "동탄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22분만에 주파할 수 있고, 경기도 끝에서 끝까지 1시간 내로 다 도착할 수 있다"면서 "이 사업이 완공되면 동경, 뉴욕, 런던, 파리를 능가하는 지하철 부분에서 1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기존 지하철에 비해 비용도 30% 이상 단축되고, 속도는 3배 이상 빠르다"며 "혁명적인 철도"라고 재차 강조했다.

  • ▲ GTX 노선도 ⓒ경기도 제공
    ▲ GTX 노선도 ⓒ경기도 제공

    건설비용도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재원의 60%를 조달할 방침인데 김 지사는 "우리나라 건설회사 중 1등 부터 10등까지 기업이 다 달라붙어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처음 연구단계에서 "민자가 50%만 부담하면 되겠다"고 판단했는데 "민자에서 60%를 부담하기로 했고 3개 노선을 제안했지만 민자에서 4개 노선을 동시에 착공하겠다고 한다"면서 큰 자신감을 보였다. 여기에 동탄 신도시 개발이익금(20%)과 국비(15%), 지방비(5%)로 재원을 충당할 계획이다. 착공은 국토해양부가 현재 적격성 검토를 하고 있어 "올해 중 결판이 날 것"이라고 했고 "우리 계획대로라면 2016년에 개통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 사업을 제안하니까 국토부는 물론, 언론과 여야 정치권까지 단 한 사람도 반론이 없었다"면서 "진짜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하나는 해양레저산업인 '요트산업'이 그것이다. 김 지사의 운동권 출신 보좌관이 아이디어를 내 시작한 것인데 그는 처음 아이디어를 접하고 "요트가 되겠나"하며 회의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나 "(보좌관의 설명을) 가만히 들어보니 그야말로 산업적으로 엄청난 사업"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대형선박에서 1위니까 요트는 마음만 먹으면 10년 내로 1등으로 올라설 수 있고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시장규모도 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 요트"라고 설명했다.

  • ▲ 김 지사는 경기도가 요트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대한민국이 잘 할 수 있고, 시장도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 김 지사는 경기도가 요트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를 대한민국이 잘 할 수 있고, 시장도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데일리

    6월 3일 부터 7일까지는 화성시 전곡항과 안산시 탄도항에서 '제2회 경기국제보트쇼 &코리아매치컵 요트대회'가 열리는 데 김 지사는 이미 지난해 1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이번 대회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 지사는 "처음에는 반대가 굉장히 많았다"고 했다. "'경기도에서 무슨 요트대회를 하느냐. 완전히 정신 나간 짓이다'라는 비판이 있었고, 공무원들도 '욕 먹기 딱 좋다'면서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억지로 밀어붙인거죠"라며 "그런데 (지난해 1회 대회에서) 대박이 터졌다"고 소개했다. 지난 해 대회에서 행사 참가자만 35만명이 넘었고 이런 수치는 "세계 1위"라고 했다. 또 "한 대도 못 팔줄 알았던 요트도 680억이 넘게 팔렸다"고 했다. 그는 "많이 판 사람은 7~8척도 팔았다"고 말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요트시장이 불모지인 줄 알았는데 (배가) 이렇게 많이 팔리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까 '어찌 된 일이냐'면서 올해는 더 많이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완전 대박이 터져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서 1등을 했다"고 재차 자랑했다. 그가 이처럼 요트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대한민국이 잘 할 수 있고, 시장도 넓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김 지사는 "(경기도) 혼자서는 요트가 절대 안된다"고 했다. "아무리 연료를 넣어도 갈 수 있는 시간이 6~8시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서울 등 주변지역과 바다를 낀 지자체들이 이 사업에 함께 참여해야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지사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 그는 "우리가 하면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킨다"며 "우리가 흥행하니까 바다를 낀 곳은 안 하는 데 없이 다 할 것이고 이러면 제대로 되는 것"이라고 했다. 요트산업이 인프라만 잘 구축하면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 시장규모도 커 3면이 바다인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산업"이라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우리가 해야 대한민국이 움직이고,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경기도가 치고 나가야 길이 열린다"면서 강한 자긍심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