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회의당 압승으로 끝난 인도 총선에서 또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인도 공산당을 비롯한 좌파정당들의 퇴조다.

    16일 발표된 인도 총선 개표결과에 따르면 '제3전선'을 주도하는 좌파연대 4개 정당은 23∼24개 의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이는 2004년 총선 당시 차지했던 60석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좌파연대를 주도하는 마르크스주의 인도공산당(CPM)은 텃밭인 웨스트벵갈주(州)에서조차 국민회의당과 연계한 야당에게 완패했다.

    웨스트벵갈에서 30년간 지속돼온 공산당 통치가 자칫 차기 지방선거에서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원내에 CPM과 인도공산당(CPI), 혁명사회주의당(RSP), 전인도진보연합(AIFB) 등 4개 정당을 거느린 좌파연대는 2004년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국민회의당의 집권을 도왔다.

    그러나 당시 국민회의당이 좌파정당과 연대를 공식 발표한 직후 인도 증시는 지난해 금융위기에도 깨지지 않은 사상 최대 폭락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런 시장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좌파연대는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지난 5년간 정부의 개혁정책에 시비를 걸었다. 특히 좌파연대는 정부가 극심한 전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미국과의 민간 핵협정에 어깃장을 놓으며 집권연정에서 탈퇴했고, 만모한 싱 총리를 신임투표로 내몰기도 했다.

    이처럼 좌파정당들은 개혁정책에 반하는 움직임으로 산업계와 국민의 지탄을 받으면서도 농촌지역을 개발하려는 산업자본의 농지 잠식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도 받아왔으며, 이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쨌든 좌파정당의 급격한 퇴조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결합한 중도좌파를 지향하는 국민회의당이 압승 속에 인도 국민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경제 및 사회 전반의 개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