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30일 경기도 안양의 한 고등학교에 3명의 여대생이 교생실습을 나왔다. 교사의 꿈을 키우며 대학 4년 동안 전공과 교직과목을 이수한 뒤 처음 교육현장과 맞닥뜨리는 순간이었다.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겠는가. 1주일 뒤 4명의 남자 교사가 저녁을 먹자고 후배들을 초대했다. 술을 마신 뒤엔 노래방엘 가자고 했다. 안 가겠다고 하자 교사들은 "실습 학점을 엉망(F학점)으로 주겠다"고 겁을 줬다. 노래방에 가서 교사들은 교생들과 블루스를 추며 엉덩이를 만졌다. 내일의 우리 교육을 짊어지겠다고 나선 새내기들의 꿈이 이날 밤 어떻게 산산조각이 났을지는 더 물을 게 없다.

    그 4명의 남자 교사 중 3명은 전교조 교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교조 학교 분회장도 있었다. 전교조는 2003년 충남 예산의 초등학교에서 교감이 임시 여교사에게 "교장께 차를 타 드리라"고 한 것을 두고 물고 늘어져, 결국은 교장을 자살로 몰아넣었던 전력(前歷)이 있다.

    실습 여대생들은 사흘 뒤인 4월 9일 노래방에서 벌어진 일을 상세히 적어 이 못된 교사들을 처벌해 달라는 뜻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그러자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이튿날 먼저 전교조 탈퇴부터 했다. 그러고 나서 10일 후에야 동료 교사와 교생들에게 사과했다. 무슨 생각에서 허겁지겁 전교조 탈퇴부터 서둘렀을까. 누가 이들에게 전교조를 탈퇴해 조직부터 보호하라는 나쁜 지혜를 나눠주었을까.

    작년 12월 민노총 간부가 전교조 여교사를 성폭행하려 했던 사건 때도 그랬다. 전교조 간부는 민노총 간부들과 함께 피해 여교사의 억울한 사정을 듣고 그걸 풀어주기는커녕 입을 다물라고 달래고 윽박질렀다. 그때도 명분은 '이명박 정부에서 싸워야 하는데 이 사건이 대서특필되면 조직이 심각한 상처를 입게 되니 덮어두자'는 것이었다. 성폭행당할 뻔했던 여교사, 성추행당한 여대생들의 마음의 상처는 안중에도 없었다.

    문제의 교사들은 교생과 동료 교사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그러나 가장 먼저 사과했어야 할 사람들에겐 사과하지 않았다. 바로 그들을 선생이라고 따르고 그들이 가르친 것을 익히고, 그들이 하는 행동을 닮으려 했던 학생들이다. 어린 학생들은 이번 충격을 일생 동안 짊어지고 갈 것이다. 그들의 허위와 위선이 어린 학생들에게 남긴 상처는 그만큼 큰 것이다. 학교 징계위원회가 교사들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무엇이든 산산조각 난 젊은 예비교사들의 꿈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