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수난시대'다. 이 대변인은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태국 순방에 불참했다는 이유로 갖가지 루머에 시달렸다. '노무현 패밀리' 사건으로 어수선한 상황에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번째 순방 불참이란 이유로 언론의 관심은 이 대변인에게 집중됐다.

    급기야 경향신문은 이 대변인을 겨냥한 소문을 14일 기사화했고, 이 대변인은 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해당 언론사 편집국장과 정치부장 등을 상대로 고소했다. 15일에는 민사책임까지 물을 예정이라고 한다. '프레스 프렌들리'를 강조해온 이 대변인이 처음으로 언론사를 고소한 것이다.

    앞서 이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고가의 양주를 마시고 종업원들에게 행패를 부렸다는 루머를 기사화한 것과 관련해 "육하원칙에 하나도 맞는 게 없는 완전 날조"라며 "이는 청와대를 흔드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 대변인은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G20 금융정상회의에서 가진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브리핑 건으로도 곤욕을 치렀다. "오바마 대통령이 UN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을 준비중에 있다"고 전한 것이 발단. 일부 매체는 미국 백악관 발표 자료에는 이같은 언급이 없다는 점을 들어 이 대변인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곧이어 "국제 규칙은 반드시 준수돼야 하며 규칙을 어기면 처발받아야 한다"면서 UN 안보리 긴급 회의에서 대북 결의와 제재조치를 논의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오바마 대통령의 성명이 체코 프라하에서 나왔다.

    이처럼 이 대변인을 조준하고 있는 시선이 많은 이유는 뭘까.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으며, 그에 상응하게 견제세력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이나 야권이 이 대변인을 자주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이명박 정권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라는 뜻이다. 이 대변인이 이날 자신을 겨냥한 공세를 '정권 흔들기'로 규정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이 대변인은 한 언론 조사에서 이 대통령을 '가장 자주' '가장 오래' 접촉하는 참모로 꼽혔다. 공식 석상에서의 접촉 빈도만 따졌을 때 이 대변인은 하루 평균 1시간 34분간 이 대통령과 함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타 참모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접촉 빈도 역시 이틀에 한 번꼴로 나타났다. 비공식 면담이나 보고를 합치면 훨씬 늘어나게 된다.

    공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건전한 비판과 견제는 언제든지 수용하고 '프레스 프렌들리'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그러나 비난을 위한 비난이나 악의적인 정치 공세역시 없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