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운동의 성지인 대각사 주지가 '친일파'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뉴라이트 행사장을 찾아 주목을 끌었다.  

    대각사 주지 장산 스님이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 산하 뉴라이트교사연합이 주최한 대한민국교원노조 출범식에 참가한 것.

    대각사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계 대표였던 용성 스님이 1911년 서울 종로구 봉익동에 세운 첫 불교 포교당으로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이다. 3·1운동 당시 만해 한용운 스님은 대각사에서 용성 스님의 지도를 받았고, 윤봉길 의사도 임시정부로 가서 항일운동을 할 것을 용성 스님에게 권유받았다. 백범 김구 선생도 대각사에서 지내며 독립의지를 다진 바 있다. 

    그런 대각사의 주지 장산 스님이 뉴라이트전국연합 행사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잘 모르고 친일단체라고 비난하는 좌파 단체나 네티즌에게는 놀라운 일이다. 그들에게 '친일단체'와 독립정신을 받드는 대각사의 동행은 이해할 수 없기 때문.

    최근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친일'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네티즌과 좌익 진영이 '친일단체'라고 억지공격하고 있는 것. 일부 네티즌은 '뉴라이트는 친일파'라는 전단지를 만들어 전국에 배포하기도 했다. 비난의 요지는 뉴라이트가 김구 선생, 윤봉길 의사 등 독립투사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란에도, 장산 스님이 뉴라이트전국연합 행사에 참가한 것은 뉴라이트가 친일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이날도 한용운, 김구 등 대각사와 인연을 맺은 독립투사의 이야기를 꺼내며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진리와 정의를 좇아라"고 덕담하고 돌아갔다.

    장산 스님은 불교뉴라이트연합의 공동대표이기도 하다. 그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인연은 2년 전으로 거슬로 올라간다. 장산 스님은 나라가 어려울 때 나라를 구한다는 '호국불교' 개념으로,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의장과 '대한민국의 정통성 수호'에 의기 투합해 2006년 12월 18일 '뉴라이트불교연합'을 창립하고 공동대표를 맡았다. 

    일각에서 알려진 바와 다르게 불교뉴라이트연합은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산하 조직이 아닌 독자적인 연대조직이다. 불교뉴라이트연합은 뉴라이트 운동이라는 큰 틀에서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연계해 활동했다. 산하 조직이 아닌 동등한 입장에서 출범한 것. 실제로 불교뉴라이트연합은 그간 창립준비단계에서부터 독자적으로 움직였고,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 문제가 불거졌을 땐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친일' 허위비방에 곤욕"

    한편, 뉴라이트전국연합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 만나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일본의 독도 망언과 교과서 왜곡에 대해 반일집회·신문광고를 게재하는 등 오히려 반일적 성향을 보여주고 있는데 친일단체라는 비난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그는 "친일 논란의 대부분은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이 아닌 사람들이 뉴라이트전국연합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친일적' 글을 올린 뒤 이를 다시 '뉴라이트전국연합 글'로 왜곡하고 인터넷에 유포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좌익단체가 독립투사를 욕보인 인물로 지목한 ㄱ씨와 ㅈ씨는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이 아니었고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어떤 관계도 맺지 않았는데도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ㅈ씨는 지난 대선 기간 중 뉴라이트를 '빨갱이'라며 비난해 뉴라이트전국연합과 싸웠던 인사이며 ㄱ씨는 '주사파' 출신의 '친일 궤변론자'로 뉴라이트전국연합 회원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뉴라이트전국연합에 대한 친일 논란으로 지난 7월에는 민주당이 뉴라이트전국연합에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바 있다. 민주당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전국연합을 "독재정치를 옹호하고 일제 식민지를 미화하는 역사 교과서를 발간한 단체"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전국연합은 즉각 민주당에 공식 항의했고 몇 시간 후 사실 관계를 파악한 민주당이 공식라인을 통해 전국연합에 사과한 것. 또 지난 8월에는 경향신문의 한 기자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도 않은 채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윤봉길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했다"고 기사를 게재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