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년을 앞두고 있는 김남훈(54세)씨는 점점 심해지는 어깨 통증 때문에 요즘 고생이 말이 아니다. 근래 몇 주 동안은 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등 상태는 점점 더 심해졌다. 괜찮아지겠지 여기곤 참기를 반복하다가 50대쯤 온다는 오십견인가 싶어 운동을 하기로 다짐한 김씨. 

    주말을 이용해 집 앞 산책로에 있는 운동기구로 어깨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이라 아픈가 싶어 계속 운동을 하다가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지자,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회전근 개 파열로 나타났다. 노화 등으로 인해 회전근 개가 약해진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을 반복해 결국 회전근 개 중 일부가 끊어진 것이다.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면 보통 힘줄이 약해졌거나 끊어졌다고 여기지 않고 과도한 업무량과 피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거나, 오십견이라 추측하기 쉽다. 하지만 오십견인 경우는 매우 드물고 회전근 개 손상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2006년부터 2007년 중 바른세상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을 조사해 본 결과, 어깨 통증을 호소해 내원한 환자 1481명 중 석회성건염·충돌증후군 등을 포함한 회전근 개 질환이 83%나 나타난 반면 오십견은 17% 뿐이었다. 이를 통해 실제 어깨 통증이 오십견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오십견과 회전근 개 질환, 엄연히 다르다!
    회전근 개 질환과 오십견은 그 증상이 유사하여 혼동되기 쉬우나 엄연히 다른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 방법 역시 다르다. 오십견은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붓고 아프다가 섬유화되어 어깨가 굳어버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대부분 어깨에 통증이 느껴지면 오십견이라 추축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외에 오십견이라 혼동하기 쉬운 병에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라 불리는 4개의 힘줄인 회전근 개의 손상. 어깨의 충돌증후군, 근막통증후군과 목 디스크 등이 있다.

    회전근 개 손상 시, 운동은 오히려 위험!
    보통 오십견은 운동치료만으로도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오십견으로 자가 판단하거나 어깨가 아프다고 어깨 운동을 하면 낫겠거니 여기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시작한 어깨 운동이 오히려 어깨 힘줄을 손상시키는 데 한 몫을 해 더 큰 문제가 된다. 어깨에 잦은 통증이 느껴지면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병명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회전근 개가 약해진 상태 또는 끊어진 상태에서 운동을 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보존적 치료가 우선! 파열됐다면, 관절내시경 통해 복원해야
    일단 회전근 개에 파열이 발생하면 수술을 통해 복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 파열된 후에는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직경 4mm의 작은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끊어진 힘줄을 봉합사로 꿰매 붙인 다음 봉합 부위와 힘줄을 다시 묶는 회전근 개 복원술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힘줄이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라면 수술 대신 주사나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체외충격파를 이용한 치료는 시술 시간도 짧고 2~3회 정도만 치료 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회전근 개 질환과 오십견처럼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 정확한 치료 없이 방치하거나 자신의 생각이나 남의 의견을 맹신하고 따라 할 게 아니라 원인을 찾아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팔이 뒤로 돌려지지 않을 경우 그냥 놔두면 굳어진다고 생각해 아픈 것을 참아가며 억지로 팔을 뒤로 꺾고 올려보는데 이런 행동은 통증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운동을 할 때에는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