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예보가 최근 6차례 연속으로 틀렸다는 지적에 대해 기상청이 3일 "수치를 근거로 기상예보를 사건 보듯(사건의 사실관계를 따지듯) 판단하면 우리는 항상 두들겨 맞을 수밖에 없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기상청은 지난 6월 28∼29일 강수시점과 강수량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8월 2∼3일까지 6주 연속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휴가철에 주말 예보를 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일자 예보에서도 "1일 오전 5시부터 2일 밤 12시까지 서울.경기.강원.영서.서해5도.북한은 50∼15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밝혔으나 토요일인 2일 낮까지 서울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아 나들이를 포기한 시민들에게 '뭇매'를 맞았다. 

    당일 서울 일부 지역은 오전에 산발적인 비가 내리면서 오후 2시까지 겨우 7.0㎜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다른 지역은 햇볕이 내려쬐 예보가 또 틀렸다는 지적이 기상청 웹사이트 등에 쏟아졌다.

    하지만 2일 밤 늦게부터 비가 내리면서 서울 지역의 강수량은 39㎜를 기록했고 동두천, 문산 등 경기도 다수 지역에 100㎜ 이상의 비가 내려 기상청은 적어도 기록으로 따지면 오보는 피한 셈이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보가 아니라 소통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서울.경기에 50∼150㎜의 비가 온다고 예보하면 시민들이 서울 도심에 바로 150㎜의 비가 쏟아지는 것처럼 인식하기 때문에 오해가 생긴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예보에서 분명히 지역적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끝까지 안 보고 판단한다. 서울.경기지역에 50∼150㎜의 비가 온다고 한다면 `서울, 경기 북부, 남부 지역에 곳에 따라 50㎜정도에서 100㎜정도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지난 5차례의 오보 논란에 대해서도 강수량과 강수 시점이 다소 어긋났지만 이는 기상 자체의 불확실성을 따질 때 `오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며 실제로 오보라고 할 수 있는 예보는 지난달 12∼13일 한 차례뿐이라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7월 12일과 13일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저기압이 못 들어올 줄 알아 비가 안 온다고 했는데 비가 쏟아져서 확실히 틀렸다"며 "나머지는 강수량이 조금 안 맞거나 낮에 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에 온 것 등 시간 오차가 있었던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이 관계자는 "어구와 수치의 적확성만을 따진다면 기상청 예보는 1년 365일 계속 오보행진"이라며 "물론 예보는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지만 기상이란 게 그 자체가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슈퍼컴퓨터가 없었을 때는 `비가 온다. 비가 오다가 그친다' 정도만 예보했기 때문에 논란이 없었는데 최근 시민들이 주말에 여유가 많아지고 예보에 관심도 높아져 고충이 심하다. 예보관들이 밤을 새우며 난상토론을 벌이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사기가 모두 땅에 떨어졌다"고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