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호박’하면 먹는 채소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호박(瑚珀)’은 ‘수시나이트’라고도 불리는 보석 종류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호박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귀한 보석으로 여겨져 왔다. 이 때문인지 생성 과정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다. 중국에서는 호랑이가 죽어서 그 혼이 들어간 돌이라 하였다. 희랍에서는 열대조(熱帶鳥) 자매가 언니 새의 죽음을 크게 슬퍼해 그의 몸이 백양수(白楊樹)가 되었고 거기서 끊임없이 흘러 내려 온 눈물이 굳어 호박이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그리스 신화에서는 포플러 나무의 눈물이라고도 했다.

    장신구 뿐 아니라 오래전부터 치료석으로 전해져… 호박 성분 함유 화장품 속속 등장

    실제로는 소나무, 잣나무 등의 송백과 나무의 송진이 화석처럼 굳어져 생성되는 덩어리가 호박이다. 나무는 상처를 입거나 외부 공격을 받으면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진을 내뿜는다. 상처를 받은 송백과 나무에서 흘러내린 진이 지각 변동으로 인해 깊은 땅속에 묻히게 된 후 오랜 시간 높은 온도와 압력을 받아 굳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호박이 탄생한다.

    호박은 밀황색, 납황색, 적갈색 등 250여 가지 다양한 색을 띠고 있으며 투명 또는 반투명하다. 과거에는 왕족이나 사대부만이 쓸 수 있는 귀한 보석으로 파이프나 장신구 등에 사용됐다. 우리 전통 의상인 마고자의 단추를 생각하면 된다. 특히 속에 벌레가 들어 있는 것은 값이 비쌀 뿐 아니라 고생물을 연구하는 학술 자료로 요긴하게 사용된다. 벌레가 들어있는 호박은 ‘쥬라기 공원’이라는 소설과 영화에 등장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거의 3000년동안 호박은 가장 탐나는 치료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460-377 BC)역시 그의 저술에서 호박을 사용했다고 기술하고 있다. 고대 로마에서는 호박이 여러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약으로 이용됐다. 한방에서는 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약재로 쓰이기도 한다. 실제로 예전에 왕족들은 울증이 심할 때 호박과 함께 진주(珍珠)를 가루로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자궁염 등 부인병 질환에 많이 쓰이고 신장 기능을 좋게 하여 방광염, 급성 요도염 치료 등에도 쓰인다.

    폴란드 천연화장품 '지아자'의 '셀프태닝' 제품 등 선보여

    또한 호박은 인체의 정상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노화 방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50여 가지 다양한 색은 피부를 화사하고 아름답게 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호박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호박이 함유된 화장품으로 폴란드 천연화장품 전문 기업인 지아자의 ‘셀프태닝’제품과 LG생활건강 ‘후 공진향 미 투웨이 케익’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