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여권의 제3지대 대통합 신당, 이른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이 24일 국회에서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식을 갖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곱지 않은 시선 일색이다. 이들이 ‘새정치’를 내세우고 있지만 구성원 면면에서부터 이미 실패정당임이 입증된 열린우리당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시선이다. ‘도로 열린당이 아니냐’ ‘그 나물에 그 밥’ ‘열린당을 위장폐업하고 신장개업한 당’이라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열린당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그야말로 ‘열린당 후신(後身)이 아니냐’는 비판 일색이어서 시작부터 대통합 신당의 항로가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이날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결성식에는 6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당무집행의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아직 탈당을 하진 않았지만 탈당이 기정사실화 된 김한길 대표 등 중도통합민주당 내 통합신당계열 의원 20명도 포함됐다. 또 김효석, 이낙연, 채일병 의원 등 중도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의원들도 이날 오전 탈당을 선언하고 한켠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이날 오전 열린당 탈당을 선언한 정동채 유인태 홍재형 송영길 의원 등 15명을 포함, 이날 결성식엔 8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대통합 신당에 합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80여명의 의원 대다수가 과거 열린당 출신 의원들이며, 이 가운데 ‘비열린당’ 출신 인사로는 김효석, 이낙연, 채일병 의원 단 3명뿐. 재보궐, 지방선거 등의 연이어 패배에 이어 ‘열린당으로는 안 된다’며 각자의 길을 모색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헤쳐모여’식으로 제3지대에서 만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역전의 용사’(?)들이 다시 모인 것.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대통합 신당의 성공 가능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존 열린당에 시민사회진영 일부를 포함시킨 것 말고 대통합 신당이 내세울게 뭐가 있느냐는 식이다. 오히려 이런 식이라면 국정운영 실패세력이라는 짐을 애초부터 대통합 신당이 안고 가겠다는 것이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빠진 제3지대 신당은 ‘도로 열린당’에 불과하다”면서 “열 번, 백 번 간판을 바꿔 달아봤자 ‘도로 열린당’이라는 것은 국민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비오는 날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부질없는 짓을 하고 있다”면서 “(제3지대 대통합 신당은)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실패 세력은 어떠한 위장수법을 쓰더라도 국민의 심판을 결코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가칭)이란 당명을 놓고서도 정치권 안팎에선 혀를 찼다. 부르기도 외우기도 힘들고 '기찻길'식으로 긴 당명에는 각 정파의 기득권 고수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당명만 봐도 향후 대통합 신당 내부 각 정파간 이해관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일부 범여권 관계자들은 “시민사회세력이 대통합 신당 지분 등에서 50:50으로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향후 시도당창당대회 등의 인원동원 등의 정치적 실무에 있어서는 정치권 인사들이 주도할 수밖에 없다”면서 당 운영 과정에서 시민사회세력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