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사회학자 미우라 아쓰시(三浦展) 컬처스터디스 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출간한 ‘하류사회’라는 책에서 “하류사회란 실제 먹고 사는 것이 어려운 사회이기보다는 중산층이 되려는 의욕을 잃어버린 사회”라며 “젊은 세대가 의욕과 희망을 잃어가면서 의식 자체가 ‘하류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는 좌파정권의 ‘잃어버린 10년’ 동안 분배와 평등과 복지의 미명 아래 성장동력을 잃고 표류했다. 그 결과 내일의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를 ‘하류의식’에 젖어들게 만든 것이다. 젊은 세대의 하류의식은 고스란히 한국 사회의 ‘하류사회’화로 연결되어 선진국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

    젊은 세대들은 국가의 미래를 짊어질 동량이다. 무한한 꿈과 패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모험과 도전정신은 청년들이 가져야 할 의식이자 특권이기도 하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세대는 입신공명에 대한 의욕과 이상이 높아야 한다. 이들의 의욕과 이상은 기업의 성장동력이 되고 국가·사회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2007년 한국의 젊은 세대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은 그들이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는데 있다. 성공에 대한 의욕의 자리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독버섯처럼 차지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직장인 833명 (25-34세)을 대상으로 계층의식과 사회적 성공 의욕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5.6%가 중하층이나 하층에 속한다고 답했으며 중상층이나 상층에 속한다는 응답은 5.2%에 그쳤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은 희망마저 앗아가고 있다. 연령이 25∼34세인 세대 가운데 69%가 목표가 과장·부장이며, 회사의 중역(상무급 이상)과 CEO는 애초부터 꿈꾸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는 젊은 세대들이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패배주의와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젊은 세대들의 의욕 저하가 선진국보다 훨씬 빨리 찾아왔다고 지적한다. 또 그 현상도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더 심각해 한국 사회의 ‘조로화(早老化)’를 우려하고 있다.

    지난 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취업준비자의 57.8%가 공무원시험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다. 안정성은 모험ㆍ패기ㆍ도전정신 등과는 거리가 있는 말이다.

    직업은 각자가 자신의 적성ㆍ특기ㆍ가치관 등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젊은 세대들의 절반 이상이 미래를 공무원에 걸고 있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기업 부도와 직원 정리해고를 지켜본 한국 젊은이들이 선진국의 젊은이보다 기업과 사회에 대한 불신이 더 커서 스스로 자신을 하향 안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하류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20∼30년 뒤 한국 사회는 엄청난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이다. 하류 의식에 휩싸인 것이 결코 젊은 세대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젊은 세대들이 이를 극복해야 한다.

    국가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기 위해서는 위축된 젊은 세대들이 기를 펴게 해줘야 한다. 그 길은 공공부문의 확대로 해결할 수 없다. 1970, 80년대 한국 경제는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성장했고, 계층 상승의 기회도 그만큼 많았다. 민간부문의 성장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그들이 마음껏 뛰게 하는 ‘작은 정부, 큰 시장’ 정책이 필요하다.

    국가의 명운을 건 중차대한 17대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있다. 진정한 국민화합과 선진화를 이루는 자유민주세력이 정권을 탈환할 것인가, 아니면 분배우선과 헌법조차 우습게 여기는 좌파세력이 정권을 연장할 것인가, 판가름 하는 선거이다.

    무능한 좌파정권의 연장은 한국 사회를 ‘하류사회’로 가속화할 것이다. 한나라당의 집권만이 한국의 21세기 성장 동력과 비전을 보여 줄 수 있다. 대선 본선에서 범여권 후보와 맞서서 정권을 탈환할 수 있는 지도력은 바로 한국 사회의 젊은이들이 ‘하류화’의식에서 스스로 탈피하여 자신의 미래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신뢰와 원칙’의 리더십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