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의 4·25후폭풍이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있다. 이재오 의원이 최고위원직 사퇴를 두고 고민중이며 사퇴 시 분당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계획된 자신의 대권 스케줄을 이행하고 있다. 4·25보궐선거 참패 뒤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박 전 대표는 지난 주말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도 오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방한 중인 일본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들을 면담했고 오후에는 인천 중앙병원 산재환자들을 위로방문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2일에는 부산을 방문해 부산포럼특강과 부산 불교 뉴라이트 창립대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보육정책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 등 계획된 일정을 차질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4·25후폭풍에 미동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 대표가 내놓은 당 쇄신안에 '수용'의사를 밝히며 강재섭 체제 유지라는 명확한 입장을 정리한 만큼 '입장유보'라 말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가볍다는 것이다.

    일단 이 전 시장에게 공은 넘겼다는 분위기다. 이 전 시장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한정돼 있는 만큼 박 전 대표 측에선 대응할 해법도 이미 갖고있다고 한다. 박 전 대표 측의 한 초선 의원은 1일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초기에 대응을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이 전 시장 진영에 던진 "분당하자는 것이냐"는 짧은 메시지가 여론에 '강재섭 퇴진=한나라당 분당'이며 강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 전 시장 진영이 결국 분당의 주도세력이란 이미지를 심어줬다는 설명이다. 이재오 최고위원의 거취문제를 두고 이 전 시장과 그의 친형인 이상득 부의장, 박희태 의원 등이 만류하는 것도 '당 분열'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앉을 수 있다는 고민 때문이다.

    이 의원은 "이 전 시장 진영이 당 개혁을 주장하면서 경선룰 부터 꺼냈다. 이 전 시장 진영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얘기하면서 부터 개혁주장은 명분을 잃어버렸다. 아무리 세가 많아도 정치는 명분없이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선 이날 오전 여의도 캠프에서 측근 의원들이 참석해 이재오 최고위원이 취할 행동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 놓은 상황이라고 한다.

    강 대표가 현 지도체제 유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박 전 대표 진영에는 플러스가 되고 있다.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이 사퇴여부와 상관없이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모 의원은 "힘이 빠진 줄 알았더니 오히려 강 대표가 칼자루를 쥐고있다"며 "강 대표는 최고위원들 다 사퇴해도 전국위원회 열어 선출하겠다는 입장이고 대선후보들에게도 할말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처음 진흙탕에 빠지기 힘들지 한번 진흙탕에 빠지고 나면 그 뒤 부터는 달라진다. 강 대표도 자신의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강 대표가 당 운영에 주도권을 쥐고 대선후보들을 압박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문제로 강 대표에게 힘이 실릴 수 있고 이 경우 강 대표를 지원한 박 전 대표의 당 장악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