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양치식물과 종자식물을 합치면 약 4000종의 야생종이 생육하고 있다. 이 중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종은 13.8%에 달하는 약 570종이라고 한다. 이 종들의 자생지의 파악·보존 및 종 다양성의 도모, 자생식물재배와 생산의 활성화를 위해 자생식물생태 뱅크 사업이 진행 중이다.

    춘천국유림관리소(소장 이기완)는 강원도 청평의 중심을 관통하고 있는 북한강 유역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으로 나누어 청평지역 내 7,376ha의 면적을 4개소로 나누어 자생식물식생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전 면적 중 표준지를 정해 표본조사를 하는데, 표준지는 식물이 모여 자생하는 지역 중에서 식물의 질이 우수하고, 다양하게 분포되어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으로 선정하여, 상층· 중층· 하층식생, 그리고 지피식생으로 나누어 세밀히 조사 작업을 한다. 현재 지난 10월말에 제4지구 설악면의 가일리, 설곡리, 묵안리 일대의 1,772ha의 조사를 마쳤다.

    제4지구의 조사결과 식물은 총 192종으로 그 중 귀하게도 특산식물과 희귀식물도 발견이 되었다. 특산식물(Endemic plants)이란 우리나라 한반도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을 말한다. 또 희귀식물은 매우 한정된 지역에서만 자라고 집단의 규모가 작으며 개체수도 적어서, 작은 환경 변화에도 쉽게 멸종해 버릴 위험이 있는 식물을 말한다.

    특산식물로는 병모양의 꽃이 피는 병꽃나무가 조사되었고, 희귀식물로는 잎을 손바닥 모양으로 펼치고 음습한 곳에 자라는 도깨비부채, 두루미가 목을 쭉 뻗은 모습을 연상시키는 두루미천남성이 조사되었다. 이 외에도 노루발, 괭이밥, 꽃며느리밥풀, 홀아비꽃대 등 이름만큼 예쁘고, 또 소중한 자생식물들이 다양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산림경영, 이제는 생태적 경영이다. 산림경영이 조림, 무육, 간벌에서부터 식생전반에 이르는 관리까지 아우르고 있어, 그 폭이 한층 넓어졌다. 자생식물생태조사는 2007년까지 계절별로 치밀하게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 조사가, 앞으로 예견되는 생태변화에 대비하고, 귀한 종들의 보존과 활성화에 기여하리라고 본다.

    다양한 목재수요에 탄력적이고 융통성 있게 대처할 수 있는 경제적인 숲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임업 선진국들이 지난 두 세기에 걸쳐 되풀이한 생태적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여러 단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시각과 실천이 필요하다. 어떤 나무 위주로 어떻게 심어야 한다고 우기는 도그마에서 벗어나 우리 기후 토양에 맞는 아기자기한 고유성을 간직한 숲, 온갖 곤충과 야생동물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건강함을 간직한 숲으로 일구어 나갈 계획이다.

    -이 기사는 뉴스타운, 데일리안에도 함께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