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내부에서 일고 있는 ‘이해찬 구하기’ 움직임에 친노(親盧) 매체들까지 가세하는 모양새다. 이해찬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들의 사퇴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친노 매체는 그 원인을 ‘이해찬 죽이기’에 나선 일부 보수 언론 때문인 것처럼 진단하며 역으로 ‘이해찬 구하기’ 자세를 취했다.

    대부분의 매체들이 ‘기사 거리’인 이 총리의 3·1절 골프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들을 기사화하고 있지만 친노 인터넷매체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유독 조선·중앙·동아일보만을 걸고 넘어지며 “조·중·동이 이해찬 죽이기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 편집위원 문한별씨는 9일 ‘이해찬을 죽여라 조·중·동은 만평도 한통속’이라는 글을 통해 ‘3·1절 골프’를 다룬 조·중·동의 만평을 지적하며 “‘못난이 삼형제’ 조·중·동은 마치 대한민국에 이해찬 말고 다른 이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아니 존재하지도 않는다는 투”라고 주장했다. 

    ‘3·1절 골프’를 만평 소재로 삼는 것은 비단 조·중·동 뿐이 아니다. 다른 일간지들은 물론 친노 성향의 한겨레신문까지도 연일 ‘3·1절 골프’를 기사와 만평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데 유독 보수 성향의 조·중·동만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문씨는 ‘3·1절 골프’ 사건이 터진 직후인 3일자부터 조·중·동에 실린 만평에 대해 하나하나 ‘친절하게’ 설명하며 “이해찬만 콩 볶듯 볶아댄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 총리 '골프질'의 부적절함을 비판한 동아일보를 향해 “미스테리어스한, 난해하기가 이를 데 없는 동아일보의 앞뒤 다른 태도”라고 주장했다. ‘최연희 여기자 성추행’과 ‘3·1절 골프’를 같이 묶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동아일보가 이 총리가 비판하고 최 의원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그는 “‘최연희 성추행’의 피해자이기도 한 동아일보가 3·1절 골프를 즐긴 이 총리만 죽어라 갈구어대고 성추행범 최연희에 대해서는 입도 뻥끗하지 않고 있다”며 “동아일보만 최연희의 ‘ㅊ’자도 꺼내지 않고 입 씻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나라당과 ‘부적절한 미팅’을 갖고 ‘부적절한 대접’을 받았으면서도 그에 대해 입 씻고 자기 자신은 고결한 냥 이 총리의 골프 파문만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그 이중성을 다시 들먹이는 것만으로도 역겨움이 인다”며 “이해찬 골프보다 최연희의 성추행이 더 사안이 엄중하고 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친노 웹진 ‘서프라이즈’ 대표이사인 최택용씨도 “휴일에 골프 쳤다는 이유로 총리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언론과 야당은 이해할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이 총리 편을 들고 나선 바 있다.

    최씨는 지난 7일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골프를 쳤는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총리에게 엄한 매를 들 수 있지만 그것까지다”며 “국민의 정서를 고려하지 못한 사려 깊지 못한 총리의 골프행위를 빌미로 삼아 국정을 흔들어서라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확대해서 활용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그것은 더욱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기자를 성폭행하고도 버젓이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는 나라, 자사의 여기자를 성폭행한 의원과 소속 당을 오히려 보호하는 거대 정치언론사가 지배하는 ‘이상한 나라’”라고 비아냥대며 ‘3·1절 골프’와 ‘최연희 여기자 성추행’ 사건을 한 데 묶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데일리서프라이즈 독자들 사이에서도 “의혹이 있는데 그냥 덮고 가자는 말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이디 ‘브라로드’는 “아무것도 확인된 것 없다는 이유로 이 총리에 대한 비난을 단순히 국민정서를 헤아리지 못한 점 정도로 축소한다면 최 의원 역시 법률적 판단 이전에는 한 여기자의 주장 정도로 축소하는 것이 공평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더런놈’은 “(이 총리가) 잘했으면 왜 그런 여론이 형성됐겠느냐. 중요한 것은 사람이 잘못은 할 수 있어도 반성할 줄 모르면 그게 더 큰 문제다”고 비판했으며 ‘우스워서’는 “그럼 이해찬이 잘했다는 거냐. 감싸는 것도 한도가 있지, 조·중·동이 왜 나오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