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일보 4일자에 실린 사설 <무슨 정부혁신 했길래 '혁신리더'인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5·31지방선거 후보 차출을 위한 개각에 대해 김완기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새 장관 후보) 4명 모두 혁신리더를 발탁했다”고 자랑했다. 이용섭 대통령혁신관리수석비서관을 행정자치부 장관에 기용한 것 등을 근거 삼아 그렇게 설명했지만 과연 정부가 ‘혁신’되기는 된 것인가.

    정부는 지난해 부처별 혁신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적이란 것이 일부 단위조직의 우수사례 외엔 대부분 ‘혁신목표를 설정했다’ ‘평가제를 도입했다’ 등등의 수준이다. 이런 것을 ‘혁신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고 자평(自評)하니, 기업 등 민간부문 사람들이 뒷전에서 코웃음을 치는 것이다.

    정부혁신 인터넷 사이트에는 “행정 비능률을 버리는 ‘능력 정부’, 국민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는 ‘열린 정부’, 정책과정과 성과를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고 평가받는 ‘책임 정부’ 등 6가지를 위해 혁신한다”고 소개돼 있다. 그렇다면 노무현 정부 3년에 대해 ‘무능 정부, 그들만의 참여 정부, 핑계 정부’라는 혹평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어떻게 답할 것인가.

    정부혁신의 본질은 비용 절감과 행정 서비스 향상이다. 정부는 인적 물적 가용 자원 범위 안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유효한 일을 골라 해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는 ‘정책의 쓰레기통’ 소리를 들을 만큼 긴 국정리스트를 옆에 끼고 예산이 부족해 일을 못한다며 세금 더 거둘 궁리부터 한다. 일 없이 빈둥거리는 공무원이 곳곳에 있는데도 한쪽에선 기구를 키우거나 조직을 새로 만들고 공무원을 더 뽑는다. 세계에 자랑해 온 전자정부의 서류발급 서비스는 위조 변조 가능성 때문에 한동안 중단됐다. 정부는 또 7월 도입될 고위공무원단 제도를 자랑하지만 ‘경력관리용’ 장관 기용, 공기업 사장 낙하산 인사 등으로 인사 공정성이 상처받은 지 이미 오래다.

    영국 마거릿 대처 정부의 민영화와 복지 축소를 골자로 한 정부혁신,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의 경쟁적인 ‘작은 정부’ 추진과 규제 축소 및 행정 효율화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이 정부의 ‘혁신 리더’들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