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껏 언론에 공개안된, 영입되면 2~3일 만에 당내 판세를 뒤집을 만한 깜짝 놀랄만한 인물이 있다"

    차기 서울특별시장과 경기도지사 중 한 곳은 외부인사를 영입하겠다고 공언한 한나라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이 같이 밝혔다. 두 지역에 대한 외부인사영입을 놓고 인재영입위와 해당지역 후보군들 사이에서 극한 감정대립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인재영입위원회의 이런 주장은 양측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인재영입위원회 소속 모 의원은 '정치일정상 외부인사가 당에 들어와 경선을 치를 수 있는 여건조성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영입했을 때 2~3일만에 당내 경선판세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을 모셔올 것"이라며 "이미 생각해 둔 인재가 있고 접촉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CEO출신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인사도 있다. 아직 언론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며 "(영입을)장담할 순 없지만 그런 사람(당내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사람)은 있다"고 밝힌 뒤 "그런 것 없이 서울·경기 지역에 대한 인재 영입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한 뒤 다시 이틀씩 회의를 하겠느냐"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인재영입위는 지난 15일 서울과 경기 두지역에 대한 외부인사영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뒤 19일 이를 번복했다. 17일 의원총회에선 심재철 의원이 공개적으로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중 한 곳은 외부인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인재영입위는 곧바로 이틀 간의 자체 긴급회의를 소집해 번복 결정을 내렸다. 당내 출마 후보군의 거센 반발을 예상해 중단했던 외부인사 영입을 번복한 만큼 인재영입위도 무언가 특별한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재영입위는 "입장을 뒤집을 때는 우리도 뭔가가 있으니까 하는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이 의원은 또 "잔칫상을 차려놨는데 당내 인사들로만 메뉴가 짜여있으면 국민에게는 결례"라며 "당에도 괜찮은 분들도 있지만 참신한 메뉴도 있어야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재영입을 둘러싼 집안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질문에 "불가피 하다면 그런 진통을 겪는 것도 필요하다"며 "그냥 이대로 가만히 있어도 당이 잘되고 국민들이 신임을 해준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데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출마 후보자들의 반발은 예상보다 더욱 거센 상황이다.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중인 맹형규 홍준표 박진 의원 등은 인재영입위의 활동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서도 외부인사영입 저지를 위한 일시적 공조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홍 의원은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서울시장 유력 후보인 나와 경기도지사 유력 후보인 김문수 의원이 모두 박근혜 대표와 거리가 있는 비주류이기 때문에 당이 월권을 해가며 부당한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맹 의원도 "해당행위"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박 의원도 "당헌에 명시된 경선을 배제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하려 한다면 민주주의 원칙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경선전쟁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한나라당이 본격적인 5·31지방선거 체제로 돌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피수혈' 논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개편 등 정치권 지각변동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영입은 자칫 기존 출마 후보자들의 이탈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