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이 2일 단행한 개각을 놓고 열린우리당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조직화하고 있다. 또 다시 당·청 관계에 균열 양상이 포착되면서 열린당과 청와대 간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당내에서 반발이 강한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당에 한마디 언질 없이 정세균 당 의장을 산업자원부 장관에 입각시킨 점 등 이번 개각은 ‘당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청와대의 의중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는 반응이다.

    당장 당내 재선그룹 의원들을 중심으로 집단적인 반대의견 표명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일부 의원들은 이번 개각을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재선그룹의 한 의원은 3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역구에 내려가 살펴보면 (유시민 의원에 대한) 반발이 강하다”며 “유 의원 입각에 반발기류가 이처럼 강한데 이를 언급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면서 향후 조직적인 집단대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렇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왜 청와대는 계속 고수하고 있는지…”라면서 “(이번 개각은) 청와대가 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청와대에 대해 노골적인 반발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정 의장의 산자부 장관 내정에 대해서도 “2․18 전당대회 등 당이 제대로 마무리 돼야 하는 시점에서, 왜 또 임시의장을 뽑으라고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정 의장이 왜 꼭 지금 시점에 가야 하느냐”고 발끈했다. 집권 여당의 의장이 장관으로 입각하는 데 대해서도 그는 “당의장이 부총리로 가야지 (당내) 불만이 아주 많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재선 의원 그룹의 축인 김영춘 의원도 “여론 민심이 과연 (유 의원의 입각을) 수용하느냐가 문제”라면서 “민심은 현재 유 의원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유 의원의 입각은 오히려 민심을 자극하는 꼴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재선 의원들도 "개각에 대해 아예 말하기도 싫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놨다.

    이와 함께 이들 당 소속 재선그룹 의원들은 당초 이날 오전 긴급 회동을 갖고 정 의장과 유 의원의 입각 문제 등에 대한 반대의견 표명 여부에 대한 입장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상의 이유로 다음으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개각 직후인 2일 저녁 9시경 당 비상집행위원을 비롯, 중진 의원 등은 국회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이번 개각에 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강한 불만과 욕설이 회의 내내 터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정 의장의 입각 문제에 대해 모양이나 시기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발 분위기였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 의원 입각 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얘기도 꺼낼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전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당과 한마디 상의없이 당의장을 ‘징발’하느냐‘ ’청와대가 당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뭘로 보느냐‘ ’당장 청와대에 달려가 거부 의사를 밝히자‘ ’도대체 이게 뭐하자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과 욕설을 뒤섞여 내뱉으면서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