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일교 'TM 특별보고' 확보 … 도쿠노 전 협회장 222차례 보고 기록중·참의원·자민당 총재 선거마다 조직적 표 동원·정치 후원 정황영남권 5지구, 일본 방문해 ‘정치인 복귀’ 전략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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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평 통일교 본부. ⓒ연합뉴스.
통일교가 일본에서 선거 개입과 정치권 로비를 결합한 이른바 ‘정교유착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한국에 이식하려 한 정황이 담긴 내부 문건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포함한 정치 현안을 관철하기 위해 정치인과의 '기브 앤 테이크' 관계를 조직적으로 모색한 내용도 문건에 포함됐다.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은 통일교 내부 문건 ‘TM(True Mother·참어머니) 특별보고’를 확보했으며, 문건에는 도쿠노 에이지 전 통일교 일본협회장이 2018∼2022년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게 모두 222차례 보고한 내용이 담겼다.문건에는 일본 중·참의원 선거와 자민당 총재 선거 등 주요 선거 국면마다 통일교 조직이 후보 동향을 파악하고 응원할 정치인을 선별해 조직적인 표 동원을 벌인 정황이 상세히 담겼다. 지역구당 수만 명 규모의 표 몰아주기와 정치 후원에 관여한 사례도 기록돼 있다.도쿠노 전 협회장은 보고서에서 "'선거 응원'을 통해 국회의원이나 자민당 정상급 거물 간부들과 더욱 깊은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어프로치'(접근)"라며 "한일 터널 프로젝트가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끔 조직적 전략을 구사하면서 추진하려 한다"고 적었다.2021년 중의원 선거 직후에는 "우리가 응원한 국회의원 총수가 자민당만 290명에 이른다"고 한 총재에게 보고한 대목도 포함됐다.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의 접촉 정황도 문건에 등장한다.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약 20일 앞둔 2019년 7월 2일 통일교 관계자들을 20분간 만나 고향 친구인 기타무라 쓰네오 후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기록됐다.도쿠노 전 협회장은 "(아베 총리가) 기타무라 쓰네오 의원을 우리 단체가 어디까지 응원하는지 결의를 듣고 싶어 했다"며 "'지금까지의 표는 10만표였는데 이번에는 30만표를 목표로 하고 최저 20만표를 사수하겠다'고 선언하자 아주 기뻐하고 안심하는 듯했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 만남 이후 명품 넥타이를 '선물'로 전달했다고도 적었다.문건은 일본 정치권과의 밀착 관계를 '성공 모델'로 인식하고 이를 한국에 적용하려 한 시도도 보여준다. 2018년 12월 당시 영남권을 담당하던 통일교 5지구장 박모씨는 지구 간부들과 함께 일본을 방문해 도쿠노 전 협회장을 만난 뒤 "정치인 복귀를 위한 조직적 투입과 과정, 결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보고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금품을 받았다고 지목된 즈음으로, 5지구는 당시 한일 해저터널 성사를 목표로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다.도쿠노 전 협회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은 정치가와 콘택트를 취하고 후원회를 결성해 때로는 정치가를 교육하고 우리의 이벤트에 참가하게 한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기브 앤 테이크' 관계가 모색 중이고 확립돼있지 않기 때문에 대단히 자극적이었다"고 언급했다.한국 내 정치권 진출을 장기 목표로 삼았다는 정황도 담겼다. 박씨는 2021년 10월 "국회의원 공천, 청와대 진출 등 기반 다지기가 절대 쉽지 않지만 여기까지 가야 우리가 안착할 수 있다"며 "이렇게 가면 2027년 대권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겠나"고 언급한 회의록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경찰은 통일교가 일본에서 축적한 선거 개입과 정치권 로비 방식이 한국 정치권에서도 시도됐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통일교 측은 실제 한 총재에게 보고되지 않은 사항도 포함돼 있어 문건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