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인망식 수사'로 한 달 만에 金 여사 구속매관매직 의혹·천정궁 압수수색 속도전에도검사 집단 반발·공무원 사망 등 논란 일어핵심 의혹은 규명 실패 … 국수본 이첩 전망
  •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만을 전담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출범 180일 만인 28일 수사를 종료했다. 김건희특검은 이른바 'V0'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김 여사의 각종 의혹을 상당 부분 실체 규명해 재판에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부 핵심 사안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과제를 남겼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6개월 동안 천정궁 압수수색, 전직 대통령 강제구인 시도, 전직 영부인 공개 소환 등 헌정사상 처음이라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다만 일부 주요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편파·강압수사 논란을 겪어 오점으로 남았다.

    김건희특검은 지난 7월 2일 현판식을 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선거 개입,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을 집중 수사했다. 특검팀은 7월 한 달간 의혹 관련자들을 향한 저인망식 수사로 김 여사의 혐의를 다졌다.

    특검은 8월 6일 김 여사를 소환했고 이튿날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8월 12일 증거 인멸 우려로 영장을 발부했다. 김 여사는 헌정사상 최초로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되고, 구속 및 구속기소 됐다.

    특검은 이후 공직 등을 대가로 고가의 귀금속을 받았다는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나섰다. 수사 과정에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김상민 전 부장검사 등이 인사·이권 청탁을 대가로 김 여사에게 목걸이, 귀걸이, 금거북이, 시계, 그림을 건넨 정황이 드러났다.

    특검은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압수수색 하거나 소환했고, 이 과정에서 전성배 씨와 한학자 통일교 총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통일교 청탁 의혹' 연루자들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지난 7월 수사기관이 강제 수사로는 처음으로 경기 가평에 있는 통일교의 본산 '천정궁'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은 매관매직 혐의를 뒷받침하는 물증과 진술을 확보했다고 판단, 김 여사를 지난 26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특검팀은 수사 과정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양평고속도로 개발 특혜, 이른바 '집사 게이트' 등 일부 굵직한 사안은 김 여사와의 연관성을 밝히지 못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파견 검사들의 집단 반발과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목숨을 끊는 등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특검 파견 검사 40여 명은 지난 9월 30일 입장문을 내고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원래 소속된 검찰청으로 복귀시켜 달라"고 했다. 특검 수뇌부가 파견 검사들에 대한 달래기에 나서며 일단락됐지만, 유례없는 검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수사 동력이 사실상 멈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기 양평군 공무원이 남긴 자필 메모에 특검이 강압과 회유를 이용해 특정 방향의 진술을 유도했다고 적은 사실이 알려지며 특검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아울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 시도 과정에서 인권 침해 논란과 현장 폐쇄회로(CCTV) 공개 요구가 빗발치자 형사 절차가 중단됐다.

    민 특검의 불법 주식거래 의혹도 드러났다. 그는 2010년쯤 분식회계가 적발된 태양광 소재 업체 네오세미테크의 주식을 매도해 1억 원 이상 수익을 낸 것으로 밝혀져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이 불거졌다.

    특검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KT빌딩웨스트(WEST)에서 최종 브리핑을 통해 수사 결과와 향후 국수본 이첩 사건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