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칩도 여러 층으로 쌓으면 엔비디아 최신 칩과 차이 크게 줄어"엔비디아 독자구조 탈피 도모
  • ▲ 중국 반도체 관련 일러스트.ⓒ연합뉴스
    ▲ 중국 반도체 관련 일러스트.ⓒ연합뉴스
    중국이 구형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쌓아 하나처럼 작동시키는 방식으로 엔비디아를 따라잡으려는 이른바 '인해전술' 전략에 나서고 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웨이사오쥔 중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선전에서 열린 행사에서 "14나노급 구형 칩이라도 고성능 메모리와 회로 구성을 바꿔 여러 층으로 쌓으면 엔비디아 최신 칩과의 차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산 칩과 메모리를 최대한 가깝게 붙여 데이터 이동을 줄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중국이 택한 방식은 칩을 평면에 넓게 배치하는 기존 구조가 아니라, 칩을 겹겹이 쌓아 하나의 칩처럼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으로 제작하면 칩 간 거리가 짧아지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효율도 개선된다.

    SCMP는 이 접근이 화웨이가 최근 추진하는 전략과도 이어진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로 최신 생산장비 들여오기가 어려워지자 "최신 칩 한 개를 정교하게 만드는 대신 여러 개의 칩을 결합해 성능을 확보하는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의 이러한 우회 전략의 배경으로 엔비디아 중심 생태계 의존이 지목된다.

    현재 인공지능(AI) 모델, 연산 구조, 소프트웨어가 모두 엔비디아 방식에 맞춰 구축돼 있어 중국 기업이 독자 구조를 마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의 칩 생산 능력은 미국의 수출 통제로 인해 14나노급 반도체 칩과 18나노급 메모리 수준에 묶여 있다.

    AI 인해전술은 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중국 기업들의 고육지책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