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강도 정치》가 자유에 목줄 거는 상황거짓-기만, 선동-세뇌, 검열-숙청의 정치 판치고자유 없는 사회, 비(非)자유주의 독재정치에 굴복?자유주의의 역사 다시 읽어 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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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 국내에서는 송지민 옮김으로 한울아카데미에서 2024년에 출판됐다.
한국 학계-출판계-언론계 등 지식인 사회는 지나치게 좌파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좌파 지식인들이 담론을 장악, 한국 사회 전반을 좌경화시키고 있다.그런 좌경화에 맞서 싸우는 우파 인터넷신문 뉴데일리는《자유의 파숫꾼》임을 자임하고 있다. ① 자유민주주의 ② 자유시장경제 ③ 자유통일 이라는 사시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창간 20주년을 맞은 뉴데일리는《기업이 대한민국이다》라는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그 슬로건에 걸맞는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책을 보다》연재가 그것. 매주 한 권의 책을 골라 소개-분석-비평하는 기획이다. 단순 서평 차원을 넘어 반(反)대한민국-반자유민주주의 세력과《담론 투쟁 / 이론투쟁》을 벌여나갈 생각이다.네번째 책으로 피에르 마낭『자유주의 지성사: 근대의 자유를 만든 결정적 순간들』이 선정됐다.필자는 조성환 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다음은 그의 약력이다.서울대, 대학원 외교학과 졸업(정치학 석사, 1985)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정치학 박사, 1989)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역임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원장 역임《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 -
- ▲ 자유가 위협 받고 있다.《내란 토끼몰이》용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이 남발되고 있다. 고발만 있으면 공무원 개인 휴대폰을 압수해 통신기록을 뒤진다고 한다. 거부하면 대기발령-직위해제-수사의뢰하겠다고 한다. 협박이다. 공포 통치, 공안 통치, 경찰국가의 음산한 먹구름이 자유를 뒤덮고 있다. 어떻게, 무엇을 해야하나. 자유주의 지성사를 다시 되짚어 읽어 봐야하는 시점이다. ⓒ 챗Gpt
《‘자유’가 질식하는 시대에 자유주의의 지성사를 읽는다 》■1948년 8월 15일 건국 이후 대한민국은 가장 위험한 시대를 지나고 있다.한국사회는 지금 거짓과 기만, 선동과 세뇌, 검열과 숙청의 정치 에 허덕이고 있다.《날강도 정치(kleptocracy)》가 밤낮을 가리지 않게 된 상황이다.기적의 번영을 이룩한 대한민국이 이대로 멈추어야 하나?《자유》없는 사회, 비(非)자유주의 독재 정치에 항복해야 하나?근대 이후 자유와 자유주의의 문제는 우연과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이것은 인간과 국가의 존재성에 정체성과 정당성을 부여하는 본연적 가치와 제도이다.자유가 질식하고 있는 시기에 자유주의의 역사를 다시 읽는 것은 의미가 크다.■ “자유주의 지성사”의 사상사적 위상자유주의 정치철학과 사상사의 저작은 무수히 많중에서도 프랑스 정치학자 피에르 마낭(Pierre Manent)의 『자유주의 지성사(Histoire intellectuelle de libéralisme, 1987)』는 탁월한 저작으로 손꼽힐 만하다.마침, 작년에 우리말 번역이 출간되었다.《자유》의 소실, 체제와 제도의 위기가 고조될수록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커진다.마낭은 청년 시절의 공산주의 경험을 끊고 20세기 최고의 자유주의 정치철학자 레이몽 아롱의 제자가 된 후, 그 맥을 잇는 대표적인 자유주의 정치철학자로 성장했다.마낭은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필자의 지도 교수중 한 명이었다.이 책이 나온 1987년 그는 고등연구원 총장이었던 프랑스와 퓌레(François Furet, 1927~1997)가 주도한《1989년 프랑스 혁명 200주년의 학술대회》의 준비 실무를 총괄하기도 했다.마낭은 “자유주의 사상이 유럽과 서구 문명에서 정치의《통주저음(basso continuo)》이자 주류였음을 확신하면서, 자유주의 역사의 핵심적 주제와 결정적 순간을 제시하기 위해 이 책을 저술한다”고 적었다.※ 통주저음 : 저음부에서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베이스 반주를 곁들여 주는 주법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지속저음', '계속저음', '숫자저음'이라고도 한다. 무반주 작품을 제외하면, 바로크 시대의 거의 대부분의 기악곡 및 성악곡들은 이 주법을 사용한다. 《나무위키》<자유주의 지성사>는 하이에크 등과 같은 류의 자유주의 저작에 속하지 않는다.역사사회학적 정치사상사 연구이다.자유와 자유주의의 관념과 철학을 탐구하고 역사와 사회의 현실 인식에 내재한 긴장과 대립, 융화와 진화를 관찰하고 그 지속과 변화를 연구한다.이러한 맥락에서 마낭은 마키아벨리에서 토크빌에 이르는 유럽 정치철학자들의 주요 고전을 자유주의 지성사 분석의 길잡이로 삼았다.다음은 이 저작 내용의 간단한 소개다.■ 자유주의 사상의 거장들① 절대제와 계몽주의가 유럽 자유주의의 산파자유주의 연구는 일반적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 시민혁명을 전후한 시기의 자유의 사상과 자유주의 제도의 확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곤 했다.하지만 마낭의 자유주의 연구는 그 시원을 더 올려서 본다.마낭은 유럽의 절대제 시기를 종교적 신념과 시민적 신념 사이의 안정된 타협체로 보고 유럽사에서만 나타난 새롭고 독특한 정치 변동 과정으로 정리했다.마낭은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두 세기 전부터 새로운 자유주의적 정치의 원칙이 궁구(窮究)되고 사상이 정립돼 나갔다고 보았다.《인간과 시민의 권리》,《양심의 자유》,《국민의 주권》등의 정치 관념과 원칙은 보편적 신성 권력이 아니라 세속적《개인》의 권리(독립성, 자유권)를 보장할 새로운 정치제도의 창안으로 이어진 것이다.마낭은 이 시기의 자유주의 사상의 거장을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몽테스키외, 루소로 정리하고 독창적인 해석을 이어 나갔다. -
- ▲ 몽테스키외의《법의 정신》. ⓒ
② 마키아벨리, 홉스, 로크, 몽테스키외 루소의 자유주의이른바《마키아벨리즘》은 마낭의 주목 대상이 아니었다.마낭은 마키아벨리를 “철학자나 사상가이기보다는 오히려 반(反)종교를 지향하는 종교개혁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마키아벨리의 진수는 도시국가의 시민은 고전 그리스 전통의 귀족과 달리 “이데아(善)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억압이라는 악(惡)에서 구원받는 것”으로 본 것에 있다고 했다.마키아벨리가 인간이 억압받지 않을 욕구와 그 정치적 정당성을 직시했다는 것이다.마낭은 이 점에서 마키아벨리를 근대적《자유권》의 출발점인 동시에 민주적 사상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유추한다.마키아벨리가 묘사한 정치공동체 구성원의 행위⋅감정⋅정념으로부터 보다 철저한 정치질서의 논리를 발견한 사상가는 홉스였다.홉스의《리바이어던》은 절대제의 왕과 국가를 옹호한 정치철학으로 오해되기도 한다.그러나 마낭의 평가는 일반적 서술보다 훨씬 예리하다.홉스의《자연상태》는《자연에 대한 고대 그리스의 생각》과《은총에 대한 기독교적 견해》를 동시에 거부할 수 있게 했다.홉스는 자연상태의 모든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 노출되어 있고 자기 보존을 위해 “만인은 만인에 대한 투쟁”의 상태에 있다고 했다.홉스의 철학은 자연상태의 모든 개인은 스스로 방어(보존)하기 위해 타인의 신체를 포함한《만물에 대한 권리》를 갖는 것으로 본다.이 권리가 바로 인간의《자연권》이다.마낭은《개인의 자연권》과《절대군주의 지배 주권》은 동일성의 원칙을 갖는다고 해석한다.권리체인 개인의 동의에 의해 국왕의 지배의 정당성이 확보되며, 개인과 공동체의 안전과 평화를 구현할 정치제도는 대의제로 귀결된다.이러한 맥락에서 마낭은 홉스를 근대 자유주의 사상의 중요한 인물로 부각시킨다.마키아벨리와 홉스에서 시작한 개인의 독립성과 자연권 사상은 로크에 이르면, 사회적-경제적 차원으로 심화된다.로크는 개인의 재산권은 타인의 동의나 국가의 법률과는 무관하며 사회제도 이전에 존재한다고 보았다.아울러 로크는 자연권적 재산권이《사회계약》을 통하여 가치 교환의 정치경제적 시스템(system)으로 변모한다고 한다.로크의《사회계약론》은 홉스의《리바이어던적 주권론》이 아니라 입법부, 집행부, 심의부로 분화된《정치적 대표제》라는 자유주의적 정치(정부)의 구성 원리가 된다.로크의 소유제적 자유주의는 입법권과 집행권의 분립으로 구성된 대표제 정부의 형성을 견인했다.몽테스키외의《권력분립론》은 그 이전의 자유주의 사상과는 다른 전제에서 출발한다.마낭은 몽테스키외가 정치적 문제의 핵심을《권력과 자유의 사이의 갈등》에서 찾음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자유주의를 정의하는 결정적인 언어를 확정했다고 평가한다.몽테스키외는 입법부 우위에 기울은 로크와 달리 입법권과 집행권의 힘을 동등하게 하는《권력분립과 권력 간 상호견제》가 필수적이라 보았다.몽테스키외는 사법부(정의부)가 입법 및 집행 권력에 비하면 일차적이진 않지만, 시민의 권리 보호와 국가(공화국) 수호의 최종⋅최후의 권력임을 강조한다.몽테스키외가 인간 본성을 보호할 수 있는 정치체제를 찾았다면, 루소에게는 인간 타락의 현실을 인식하면서 “인간 본성에 부합하는 사회를 찾는 것이 과연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가” 하는 질문,《사회》가 화두였다.루소는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근대 자유주의 사상이 자유주의 그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자유주의의 비판자이기도 했다.분산된 개인들에게 강압적이고 불특정한 통합을 강요하는《혁명의 위협》이다.마낭은 이것이 루소 사상의 궁극적인 역설이라고 보았다. -
- ▲ 토크빌의《아메리카의 민주주의》. ⓒ
③ 토크빌, 민주주의를 마주한 자유주의1789년에 시작된 프랑스 혁명은《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에서 보듯이 자유주의 사상의 승리로 시작했다.그러나 그 혁명은 대표제 등 자유주의 제도가 단번에 전제주의로 전락할 수 있음을, 여러 세기에 걸쳐 형성된 주권의 원칙이 소수에 의해 몰수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이것이 프랑스 혁명의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자유주의에 대한 혁명주의의 위협이었다.마낭은 프랑스 혁명기 자유주의 사상가에서 뱅자맹 콩스탕과 프랑수아 기조를 선별했다.마낭은 콩스탕과 기조가 대표제의 기초, 조직과 기능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평가했다.마낭은 혁명기의 극단의 혼란을 경험한 토크빌에서 민주주의를 마주한 자유주의 사상의 새로운 지평을 발견한다.귀족 출신의 프랑스 청년 정치가 토크빌은 1831년에서 1833년까지 미국을 여행했다.미국을 여행한 토크빌은 평등을 현실로 인식하면서도 재검토했다.《혁명의 프랑스》를 경험했던 토크빌은 미국 여행에서 평등과 민주주의가 만든 전혀 새로운 정치사회를 발견한다.마낭은 먼저 미국의 민주주의가 정치제도의 조화가 아니라《조건의 평등》에 의해 정의되는 사회적 상태로 인식한 토크빌을 새로운 자유주의 지성으로 서술한다.아울러 마낭은 미국인의 삶이 어떤 시민도 다른 시민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자신 또는 자신이 뽑은 대표자에게만 복종한다는《국민 주권의 원칙》에 입각해 있음을 이해한 토크빌에 경탄한다.끝으로 마낭은 토크빌이 미국에서 발견한 독특한 사실, 평등한 개인은 공동의 일을 처리할 의무를 외면하지 않고 자치의 습관을 만들었으며 사람들은 민주적인 인간에게서 결사(association)의 기술을 배운다는 점을 주목한다.마낭은, 미국의 민주주의를 마주한 토크빌은 자유주의가 더 이상 평등과 자유의 필연적이고 조화로운 발전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깨쳤다고 평가한다.자유주의 지성으로서 토크빌의 위대함은 민주주의의 본성과 기술을 구분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마낭은 토크빌이 미국에서《평등한 사회적 상태로서의 민주주의》와《자유주의적 정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를 경험을 통해 구분할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19세기 프랑스인 토크빌은 미국 여행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가 조화롭게 결합된 새로운 사회를 발견하는 동시에 그 사회가《여론의 폭정》이나《민주적 전제(專制)》에 의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토크빌이 우려한 이 같은《민주주의의 내재적 위험성》을 마낭이 논급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자유 대한민국, 어디로 갈 것인가?대한민국은 자유민주공화국 건국에 이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했다.그런 대한민국이 지금《다수의 폭정》으로 자유민주체제의 변동과 국가 해체라는 실존적 위기에 처해 있다.마낭의 <자유주의 지성사>를 읽으며 근대 이후 정치의 핵심 문제가 바로《자유》의 문제라는 것을 무겁게 깨닫는다.근대 정치는 국가가 그 합리성을 통해 자유와 자유주의를 확립하거나, 아니면 자유로운 주권자가 저항을 통해 막가는 권력의 광기를 제압하는 무서운 선택의 과정임을 통감한다.대한민국은 어디로 갈 것이며, 무엇을 할 것인가는 자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