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공공주도·신속 공급' 내세워현장선 민주당 의원 주도로 '공공개발 예산 삭감'…부서 해체까지민주당 의원들 "개인적으론 찬성인데 당론이 반대"…책임 회피사업 지연 장기화로 공사비 증가·피해 우려당·정 엇박자에 주민들 "규제만 늘었지 공급하겠다는 건 말짱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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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70년대 지어진 서대문구 홍제동 유진상가, 2000년대 들어 재건축·재개발 논의가 이어졌지만 사업성 문제로 번번히 좌초되다 올해 공공재개발로 사업이 재추진 되고 있다. ⓒ서울시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 공급 해법으로 '공공주도 주택의 신속한 공급'을 내세운 가운데, 정작 현장에선 민주당 의원 주도로 공공재개발 예산이 잇따라 삭감되며 정책 기조와의 엇박자가 벌어지고 있다.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서대문구의회는 지난 9월 열린 2차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30억 원 규모의 홍제역 일대 역세권 활성화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
- ▲ 서대문구 홍제지구중심 역세권활성화사업 설계 조감도 ⓒ서대문구
이 사업은 홍제역 주변 노후 주거지와 상권을 정비하는 공공재개발 프로젝트다.2003년 민자사업으로 첫 추진 이후 사업성 부족, 주민 반대, 행정 절차 지연 등으로 수차례 무산과 좌초를 반복해왔지만 지난 6월 서울시가 해당 구역을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로 재지정하며 20년 만에 재추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서대문구는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전국 최초로 구청이 직접 시행 주체로 나서는 방식을 택했고 설계공모를 진행해 당선작까지 선정했다.하지만 구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사업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설계 당선작이 선정됐음에도 상금과 계약금을 지급할 수 없어 이후 진행이 불가능해졌고 해당 업무를 전담하던 구청 부서도 구의회 결정으로 올해 말 해체될 예정이다.서대문구 관계자는 "이미 예산 삭감으로 사업이 연기되고 있는데 담당 부서까지 사라져 행정 동력을 잃을 위기에 있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구의회 더불어민주당 측은 "사업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구청이 의회 동의 없이 설계공모를 먼저 진행해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서대문구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구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묻지마 예산 삭감' 비판 피케팅을 하고 있다.ⓒ서대문구의회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사실상 반복된 예산 발목잡기"라는 반론도 나온다.서대문구청은 지난해 말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을 요청했고, 지난 7월 1차 추경에서도 같은 내용으로 예산을 올렸지만 구의회는 민주당 의원 주도로 모두 거부했다.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7월 당시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추경은 정부의 소비쿠폰 대응 예산에 집중할 것"이라며 "홍제역 재개발 예산은 9월 추경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2차 추경에서도 전액 삭감했다.서대문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연달아 관련 예산을 막는 배경에는 정치적 대립 구도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한 구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지적과 개선을 하고 사업은 진행되는 방향으로 논의해야하는데 민주당은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며 "구청장이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과 대립한 뒤 구의회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구청장 사업마다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실제 서대문구의회는 홍제역세권 공공재개발 예산뿐 아니라 노인 무료급식·성인용 보행기 지원 같은 복지사업에 구청 직원 가족수당까지 삭감해 논란을 낳았다.뉴데일리가 서대문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에게 개별 확인한 결과 대부분 "개인적으로 해당 사업에는 찬성하지만 당론이 반대라 어쩔수 없다"고 답하면서도 '당론은 어떻게 정해졌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구청장과 갈등 당사자로 언급된 지역구 국회의원 측 역시 "알지 못하는 사안이며 관여한 적 없다"고 선을 그어, 반대는 있었지만 반대한 사람은 없는 상황이 됐다.서대문구는 "자체 추진에는 의회 반대로 어려움이 있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공동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20년 이상 해당 지역에 살았다는 한 주민은 "정부가 공공재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데 예산부터 막아버리면 말짱 헛소리"라며 "공사 지연되면 공사비 오르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주민이 떠안게 된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