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 승리 앞세워 영수회담 추진 검토'국정 동력 유지 고민' 尹, 회담 거부하기 힘들 듯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후보 내외가 11일 새벽 인천 계양구에 위차한 선거상황실에서 당선 소회를 밝힌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며 떠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계양을 후보 내외가 11일 새벽 인천 계양구에 위차한 선거상황실에서 당선 소회를 밝힌 뒤 지지자들과 인사를 하며 떠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해왔지만 총선 참패로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만남을 거부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부겸 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 겸 해단식에서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를 만나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국가적 해결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영수회담을 제안한 셈이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도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들뜬 분위기가 좀 가라앉고 당을 재정비하는 데 시일이 조금 필요하지만, 영수회담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이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고 남은 임기 동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까지 내몰렸는데, 거부할 명분도 없다고 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이 대표와의 1 대 1 영수회담은 사실상 거부해왔다. 대신 민주당 원내 지도부와의 만남을 비롯해 다른 야당 대표단 전체와 회동하는 방안 등을 역제안해왔다.

    윤 대통령은 대장동·백현동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고인 신분인 만큼 만남이 부적절하다고 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총선에서 범야권이 192석을 확보하면서 윤 대통령은 난감해진 상황에 놓였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의 만남을 거부할 수 있었던 것은 4·10 총선에서 여권이 승리할 수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 데 따른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는 데 그치며 사실상 '참패'했다.

    대통령실에서도 영수회담에 대한 완강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지며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야당과 긴밀한 협조, 소통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냐'는 질문에 고위관계자는 "그렇게 해석해도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