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패배에 尹 정부 3대 개혁 추진 위기노동·교육·연금개혁 도울 與 '식물' 상태"읍소하고 읍소해 尹 진심 국민에 전해야"
  •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삼광사를 방문, 대조사전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에 위치한 삼광사를 방문, 대조사전에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22대 국회가 헌정 사상 최고 격차의 '여소야대' 형국으로 귀결되면서 윤석열 정부는 남은 임기 3년 간 주도적인 국정수행 처리가 어렵게 됐다. 윤 대통령 임기 후반 최대 과제로 꼽히는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에도 사실상 제동이 걸리게 되면서 결국 개혁에 동의하는 국민의 지지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11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윤 정부 임기가 이제 막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정부를 뒷받침할 국회에 우군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며 "야당은 대통령을 끌어내리고자 혈안이 될 테지만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서라면 잿더미에서도 다시 일어나려는 노력을 최대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노동·교육·연금개혁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 세대의 운명이 달린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기득권 유지와 지대 추구에 매몰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110석 미만에 그치면서 개혁 추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이 결국 정권심판론으로 기울면서 앞으로 개혁 동력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수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통과의 핵심으로 꼽히는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이 맡고 있는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모두 쓸어 담겠다는 계산마저 세우고 있다. 법안 통과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은 애초에 만들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국회의장 후보로 친명(친이재명) 강경파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순위로 거론된다. 추 전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국회를 보면 절충점을 찾으라는 이유로 의장 손에 의해 좌초되는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면서 "중립이라면서 그냥 가만히 있다든가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의회 폭주를 예고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12~14석을 얻으면서 김건희·한동훈 특검법 등이 줄줄이 국회 문턱을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범보수로 분류되는 개혁신당도 윤 정부에 부정적이어서 사실상 범야권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경기 화성을에서 당선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윤 대통령이 계속 본인의 컴플렉스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진영 내 야당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에 도전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나"라고 맞받아쳤다. 이에 진행자가 "3년"이라고 답하자 "확실한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전제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개혁 과제에 입법이 동반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은 여론전 뿐이다.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과 정부가 세련된 아젠다 세팅(의제 설정)을 통해 국민에게 개혁 명분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민이 윤 정부의 부정적인 인식과 개혁 과제를 분리해 냉정히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통령실 출신의 한 국민의힘 당선자는 통화에서 "이제 윤 대통령에게 남은 건 국민뿐"이라며 "개혁 과제에 대해 정부가 더욱 적극적이고 부드럽게 설명하면서 여론을 만들어 가고, 개혁 방향을 국민에게 읍소하고 또 읍소해야 윤 정부의 진심을 국민이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여옥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최악의 시나리오'를 이 나라 국민이 선택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라는 체제를 선택했기에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9수의 정신'으로 돌아가라"고 밝혔다.

    전 전 의원은 1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윤 대통령은 5년 만에 정권교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살아있는 권력과 싸웠던 '개인에게 절대 충성하지 않는' 서사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것은 윤석열이 지닌 '9수의 개인사'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의원은 "불굴의 의지, 9수의 고난과 비웃음, 이것저것 가르쳐준 후배들은 합격하고 정작 자신은 또 떨어지는 굴욕 속에서도 그는 견뎠다. 사람들은 그 점에 '나라'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인간 윤석열은 구수한 상남자였다"면서 "그가 지닌 따뜻한 인간성, 털털한 면모, 사람과 화끈한 소통, 열정으로 길들인 인내심에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대한민국의 보수우파를 하는 국민, 극한직업"이라며 "저는 오늘의 '참패'는 '9수 윤석열'을 되찾으면 찬란한 승리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정권 재창출을 하는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라며 "오늘 보수우파와 윤 대통령이 든 독배는 3년 후 반드시 '축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