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선거 기간 내내 '막말' 어록으로 논란공영운·양부남·양문석, 연이은 '부동산 비위' '유권자 30%' 2030세대 … 젠더·공정 민감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앞에서 황희 양천구갑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앞에서 황희 양천구갑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하루 앞두고 숱한 논란으로 선거판을 떠들썩하게 만든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과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권 심판론'에 기대보겠다는 심산이지만, 막말과 부동산 문제로 잡음을 일으킨 후보들을 안고 가면서 선거 막판까지 변수로 떠올랐다.

    ①'여성 비하' 김준혁 '막말' 이재명

    막말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은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의 어록은 선거 기간 내내 화수분 같이 쏟아졌다. 특히 음담 패설에 가까운 그의 여성비하 발언이 문제였다. 김 후보는 2022년 8월 유튜브 채널 '김용민 TV'에 나와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미군정 시기 이대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이대 총동창회는 "충격적인 성적 모욕 막말에 분노한다"며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역사학자인 김 후보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주장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 당시 위안부와 성관계 했을 가능성, 퇴계 이황 선생은 '성관계 지존'이라고 언급했다. 김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국민의힘은 "'카더라'식 추측성 발언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호도한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도 막말 논란의 주인공이다. 이 대표는 지역에서 인사를 나눈 시민에게 "2찍 아니겠지"라고 하는가 하면, 윤석열 정권을 향해 "의붓아버지·계모 같다"고 말해 재혼가정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후보를 향해서는 일본어로 냄비를 뜻하는 '나베'라는 표현했는데, 냄비는 여성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용어로 쓰여 여성 혐오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②'친명' 후보들의 '부동산 추문'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의 연이은 부동산 문제도 당내 리스크로 떠올랐다.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는 과거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31억2000만 원에 매입할 때 사용한 딸의 대출금 11억 원이 문제였다. 별다른 소득이 없던 대학생 딸이 사업자 대출을 받아 사기 대출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여기에 양 후보가 재산을 축소 신고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이재명 호위무사'로 불리는 양부남 후보(광주 서구을)의 배우자는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부지 단독주택을 두 아들에게 증여해 '아빠 찬스' 논란에 휘말렸다. 증여 당시 20대였던 두 아들이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점, 양 후보가 증여세를 대신 내준 점이 논란이 됐는데, 재개발 호재를 노린 부동산 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양 후보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증여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의 총선 영입인재인 공영운 후보(경기 화성을)도 과거 아들에게 증여한 30억 원 상당의 주택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공 후보는 2021년 군 복무 중인 22살 아들이 전역하기 한 달 전 실거래가 30억 원 상당의 주택을 증여했다.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증여를 제한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하루 전날 증여가 이뤄져 '꼼수 증여'라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이 같은 부동산 논란에 "후보 개인의 문제"라며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는 지적에도 입을 닫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때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집값 폭등'을 기억하는 유권자의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동원' 등의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 ⓒ서성진 기자
    ▲ '이화여대생 미군 성 상납 동원' 등의 막말 논란을 일으킨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 ⓒ서성진 기자
    ③'젠더·공정' 민감한 청년 표심 주목

    특히 젠더와 공정 이슈에 민감한 청년층의 표심 향방도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박원순·안희정·오거돈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과거 성 비위 사건과 최근 여성 비하 논란을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여성 유권자 표심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후보들의 부동산 문제는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청년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사안인 만큼 반발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정당에 유리하다는 기존의 속설을 고수하고 있다. 사전 투표율 31.3%를 정확하계 예측한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총 투표율 71.3%'라는 구체적 수치까지 내세웠다. 투표율이 낮은 세대에 속하는 청년층이 민주당의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2030세대에 대해 "견제 심리가 더 높아져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2030 청년층 유권자(18~39세)의 비율은 전체 유권자의 30.7%로 무당층 비율이 가장 높은 '스윙보터'로 분류된다. 전통적으로 청년층은 진보 성향이 강하다는 통념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조국 사태 이후 2021년 서울시장 보궐 선거 때 청년이 대거 나와서 (민주당을) 묵사발로 만들었다"며 "공영운·양문석 등의 논란에 대해 2030 청년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민주당을 찍을 거라 보지 않는다. MZ세대는 날카롭고 때로는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세대다.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