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발 묶으려는 의도 알지만 재판 출석 의무 지키기로""오늘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라"
-
위례·대장동·백현동·성남FC 의혹 등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하루 앞두고 법원을 무대로 지지를 호소했다.이 대표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손발을 묶는 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잘 알고 있으나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며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을 오늘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란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밝혔다.이 대표는 "저와 아내, 가족이 겪는 고통은 국민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전국 곳곳에서 절실한 국민 목소리를 들었다. 모두 고통스러운 하루를 견뎌내고 또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그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민생"이라며 "그러나 안타깝게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두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며 "물가는 치솟고 이자도 두배 이상 올랐으나 윤 대통령은 대책도 없고 관심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권력 남용으로 법치주의, 삼권분립, 헌정질서가 급격히 무너졌다. 대통령이 일선에서 이념전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가장 심각한 것은 정권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다. 범죄자도 사면했고 자기 가족도 봐줬다"며 "국회의 과반이 여당에 넘어가 입법권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회복 불가한 사태가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어 "이번 총선에서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달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힘이 국민에게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의석을 막아달라"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직접 초박빙 접전지의 민주당 후보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총선 전날인 오늘 박빙지에 들르고 싶었다. 재판에 출석하지 말라는 제안도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그러면서 "제 손발을 묶는 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잘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 오늘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을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란다.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대장동 등 사건 공판은 이 대표의 잦은 지각과 불출석 등으로 수차례 공전된 바 있다.지난달 19일도 이 대표가 총선 유세 일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자 재판부가 "선거 일정 때문에 못나오겠다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강제구인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이날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낭독하면서도 "법원의 강제구인을 염두에 둔 출석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