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손발 묶으려는 의도 알지만 재판 출석 의무 지키기로""오늘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라"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하루 전날인 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분을 토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총선 하루 전날인 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분을 토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위례·대장동·백현동·성남FC 의혹 등 각종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을 하루 앞두고 법원을 무대로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손발을 묶는 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잘 알고 있으나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며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을 오늘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란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저와 아내, 가족이 겪는 고통은 국민에 비할 바가 못 된다"며 "전국 곳곳에서 절실한 국민 목소리를 들었다. 모두 고통스러운 하루를 견뎌내고 또 버텨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취임했을 때 그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랐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치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민생"이라며 "그러나 안타깝게 윤석열 정권은 경제, 민생,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두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은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며 "물가는 치솟고 이자도 두배 이상 올랐으나 윤 대통령은 대책도 없고 관심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권력 남용으로 법치주의, 삼권분립, 헌정질서가 급격히 무너졌다. 대통령이 일선에서 이념전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가장 심각한 것은 정권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다. 범죄자도 사면했고 자기 가족도 봐줬다"며 "국회의 과반이 여당에 넘어가 입법권까지 장악하게 된다면 회복 불가한 사태가 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말고 투표해달라"며 "절망을 희망으로 바꿀 힘이 국민에게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의석을 막아달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직접 초박빙 접전지의 민주당 후보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총선 전날인 오늘 박빙지에 들르고 싶었다. 재판에 출석하지 말라는 제안도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제 손발을 묶는 게 정치검찰의 의도인 것을 잘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 오늘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역할을 국민이 대신해 주길 바란다. 정권에 대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 대한 대장동 등 사건 공판은 이 대표의 잦은 지각과 불출석 등으로 수차례 공전된 바 있다.

    지난달 19일도 이 대표가 총선 유세 일정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하자 재판부가 "선거 일정 때문에 못나오겠다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 강제구인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낭독하면서도 "법원의 강제구인을 염두에 둔 출석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