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운동 뒤 "일하는 척했네" 발언 포착李 유세 중 "주인 두려워 않는 일꾼은 해악"與 "유권자 모욕, 기만이자 극도의 위선"
  • ▲ 지난 6일 인천 계양을 거리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채널 '이재명' 영상 캡처
    ▲ 지난 6일 인천 계양을 거리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채널 '이재명' 영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운동을 마친 뒤 "일하는 척했네"라고 발언한 모습이 '유권자 모욕' 논란으로 확산하자 이른바 '개딸'(개혁의딸)로 불리는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방탄'에 나섰다. "이 대표의 '아재 개그'일뿐"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여당에서는 '삼겹살 거짓 서민 코스프레'에 이은 이 같은 발언에 "유권자에 대한 기만이자 극도의 위선"이라고 직격했다.

    8일 이 대표의 지지 성향이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논란이 된 이 대표의 발언을 엄호하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일하는 척했네"라는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이 "유권자 모욕", "극도의 위선"이라고 비판하자 "경상도식 유머", "반어법"이라고 강변하며 이 대표를 적극 옹호했다. 

    이들은 또 "전국 돌아다니고 밤에 유세하는데도 반겨주니 끝나고 나서 아재 개그를 한 것일 뿐", "4050 세대는 아는 겸손한 표현"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을 비롯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삼겹살 코스프레' 논란을 능가하는 최악의 위선", "이게 제1야당 대표가 할 소리냐", "가면이 다 벗겨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이재명'을 통해 그대로 생중계됐다. 이 대표가 같은 날 저녁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거리 인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일하는 척했네"라고 말한 뒤 "아이고 허리야. 너무 아파"라고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 대표가 이 같이 발언한 이유나 의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다음날인 7일에는 인천 계양을 유세 현장에서 "주인을 두려워하지 않는 일꾼들은 해악"이라며 "충직하지 못한 일꾼은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초리를 들어서 안 되면 권력을 빼앗아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이런 것이 '내심'이다. 마음의 소리가 나온 것"이라며 "국민에게 선택을 받기 위한 절절한 호소가 이 대표에게는 '일하는 척'이었고 선거가 끝난 후 만약 또 국회의원이 된다면 '일하는 척'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애초에 진정성은 없었다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이 대표와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모욕하고 기만한 것이자 극도의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21년 대선 과정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발언, 논란을 자초한 장면도 이번 총선에서 재차 거론됐다. 이 대표의 '존경'이라는 표현이 '조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 통보를 받고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힘에 입당한 김영주 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지난 2월 이 대표를 향해 "저를 존경한다는 대표님 말씀이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조롱하는 말로 느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또 이 대표의 '삼겹살 인증샷'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엑스(옛 트위터)에 "계양 밤 마실 후 삼겹살, 눈이 사르르 감기는 맛, 이원종 배우님과"라는 글과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올렸다가 '거짓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판을 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된 영상에서 이 대표가 앉은 테이블에 소고기로 보이는 음식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왜 굳이 삼겹살을 안 먹고 삼겹살을 먹은 척하나"라며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인천 계양을에서 이 대표와 경쟁하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이 대표를 향해 "업자에게 수천억 원을 몰아준 대장동 재판의 증거들도, 돌아가신 분들도 모두 기억이 안 난다. 샤르르 감기는 맛은 느꼈으나, 소고기인지 삼겹살인지 기억이 안 난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