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문석 "아파트 팔고 좋은 정치로 보답"與 "음주운전 하고 차 팔면 용서 받을 수 있나"민주 후보들 불편한 기색…"당 대처 안일"
  • ▲ 시민들이 지난 1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 앞을 지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시민들이 지난 1일 오후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안산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 선거사무소 앞을 지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부동산 리크스'가 불거지자 당의 수도권 격전지 후보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편법 대출' 논란을 일으킨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사퇴 대신 '완주' 의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강태웅 서울 용산구 후보는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양 후보의 부동산 편법대출 의혹이 거론되자 "영향을 안 준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우려했다.

    양 후보는 '편법 대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밝혔다.

    양 후보는 대학생 신분이었던 딸 명의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매입한 과정이 드러나 '편법 대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수성새마을금고 현장 조사에 나섰다.

    양 후보는 이와 관련해 "혹시 처분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하겠다"며 "혹여 이익이 발생하면 이 또한 전액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직 사퇴 대신 완주의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께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번 더 사죄드린다"면서도 "국민 여러분과 안산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양 후보 논란은 총선 전까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이를 겨냥해 맹공을 퍼붓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충남 당진 전통시장 지원유세에서 "(양 후보가) 대출금을 갚겠다고 했는데 원래 빌린 돈은 갚는 게 너무 당연하고, 사기 친 것과 대출받은 것은 무슨 상관인가"라며 "후보 사퇴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음주운전 하고 차 팔면 용서가 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양 후보 사퇴 여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고민이 깊어지는 낌새가 나타났다.

    김지호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채널A '정치 시그널'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대출 자격이 없고, 용도와 다르게 대출금을 사용한 건 잘못된 일"이라며 "공직 후보자 가족들이 이런 일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양 후보 문제는 유권자의 판단과 윤석열 정권의 조사에 맡기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양 후보가 두 번이나 사과했고 집을 팔아서 대출금을 상환하기로 했으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며 "후보 등록 전에 이러한 상황을 발견했다면 당에서 조치할 수 있지만 입후보한 사람을 공천 취소하기는 매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한 후보들 사이에서는 당의 이 같은 대처에 엇갈리는 반응이 나타났다.

    경기도 지역의 한 민주당 후보 측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정권심판 요구가 더 우세한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서울의 한 민주당 후보 관계자는 "실제 현장 유세 도중 양문석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며 "당이 안일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